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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세상

 

 

 

[오르부아], [화재의 색], [우리 슬픔의 거울] 3부작에 이은 새로운 시리즈 4부작의 첫 서막을 연 작품이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추리소설에서 압도적인 묘사로 인해 충격이 가시질 않았던 작품이 있었던  만큼 다른 분위기로 만난 프랑스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적인 작품을 대한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전 작 3부작에서 보인바 있는 그만의 상황설정 속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보인 언행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지만 확실히 전 작품 라인들보다는 훨씬 더 흡입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영광의 시절로 불리는 1945년부터 1975년 사이를 관통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 안에서 저마다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린 이 작품은 프랑스 지배에서 독립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비누 공장을 운영하는 프랑스인 펠티에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 프랑수아, 에티엔, 엘렌으로 이뤄진 4남매, 첫아들 장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는데 실패하고 아내 준비에브와 파리로 떠나 아버지의 도움으로 지인의 회사에 취직한다.

 

 

둘째 프랑수아는 파리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파리로 떠나  신문사 리포터로 취직하게 되고 회계사인 동성애자 에티엔은 벨기에 출신으로 외인부대에서 근무하는 애인 레몽이 사이공으로 떠나자 함께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인도차이나 외환국에 일자리를 얻어 떠난다.

 

 

막내 엘렌은 오빠들이 모두 떠나고 부모님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그녀 또한 미술공부를 하고 싶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오빠들이 있는 파리로 떠난다.

 

 

4남매의 각자 자신의 인생행보를 결정짓는 이러한 과정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사건들을 그린 내용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블랙유머와 예기치 못한 살인행각, 그리고 애인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알게 된 거대한 음모에 휩쓸리게 되는 사연들에 이르기까지 시종 롤러코스터를 타고 멈출 수 없는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무엇하나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는 큰 아들 장이 벌이는 충동적인 행동과 얽히고설킨 프랑수아와의 연결고리, 죽은 레몽에 대한  그림움과 목숨을 바치면서 전쟁을 벌이는 현장에서 파리만도 못한 레몽의 죽음을 알게 된 에티엔이 아편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눅눅한 습기와 예고도 없이 내리는 비와 맞물려 그려나간다.

 

 

 

 

 

 

 

한편 저자가 그린  전쟁포로의 고문 장면은 읽으면서 차마 말 못 한 감정에 휩싸일 만큼  전쟁에 대한 추악함 들은  그 뒤에 여전히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거대한 세력들을 함께 보임으로써 상반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당시 파리에서 벌어진 광부들의 파업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불안, 전쟁이 끝난 후 군인들의 직업 찾기와 생활 속 고난과 함께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허를 찌른 반전의 진실들은 끊임없이 몰아친 분위기를 충실히 그려냈다.

 

 

그들 4남매는 무엇을 희망하며 부모 곁을 떠났을까? 

 

 

무엇하나 독립적이지 않았던 그들, 부모의 도움을 거부했지만 알고 보면 결국 부모의 끝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한걸음 내딛을 수 있었단 사실은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700 페이가 넘는 두께임에도 지루함을 모르고 읽은 책, 걷잡을 수없이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세상에 대한  기대치는 무엇이었는지, 대단한 세상은 말 그대로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에서 희로애락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 저자가 4부 시리즈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을 그려나갈지 후속 편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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