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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

6월의 폭풍 제목처럼 6월의 무덥던 프랑스에 독일군의 공습이 시작되면서 먼 피난길을 떠나는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보인 이 작품은 누구라고 할 것 없는 인간의 생생한 날 것 그대로를 표출한다. 귀족계급, 평민들, 노동자들, 수집가, 전장에 차출된 아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엄마의 심정... 공습이 시작되고 피난길에서 오고 가며 마주치는 그들의 사연들은 계급차이와 신분에서 오는 각기 다른 행보를 통해 전쟁을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저마다 다른 시각을 보인다. 취침자리부터 박대를 당하는 일반인 가정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부와 낯이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장소를 선점하는 사람들, 젊의 피가 들끊는 아들이 엄마 몰래 자진해 전장에 뛰어들어 가 보고 겪는 참상들, 필리프 신부처럼 종교에 의지하며 고아들을 이끄는 모습에 반해 .. 더보기
젊은 남자 자신의 삶을 글쓰기의 소재로 삼아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이끄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신작이다. 우선 전작인 '여자아이 기억' 이후 6만에 발표한 작품이란 기대감은 너무도 짧은 글이라 당혹스러웠다. 마치 이들의 관계가 이제 막 시작될 즈음이라고 생각하던 것에서 갑자기 뚝 멈춰버린 끝맺음은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에 대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으려나? 글을 쓰도록 나 자신을 몰아붙이기 위해 나는 종종 섹스를 했다는 문장이 읽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것이 자신의 실제 삶을 토대로 삼아 글을 쓴다는 취지에서야 본다면 솔직하고 거짓 없는 작품을 추구하는 저자의 기존의 문학세계를 생각할 때 수긍이 가겠으나 이런 방식은 나에겐 조금 버겁게 받아들여졌다. 단 그녀가 30살의 나이 차가 있는 아들뻘 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