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채

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혼 후 대필작가로 이모의 부름을 받은 윤지는 이모의 요청에 따라 자서전 대필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혼하지 않은 채 별거부부로 살아온 세월과 아들과의 연락도 끊은 지 오래, 결혼준비 소식을 듣긴 했지만 아직 며느리에 대한 모습도 보지 못한 상태다.  그런 이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윤지 자신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이어지면서 작품 속 내용은 사랑의 모습과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들과 함께 펼쳐지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70대에 이른 이모의 남다른 사랑의 실체, 그런 이모 곁에서 근 30년간을 지켜온 사랑의 실체는 사회 속에서 많은 변화가 흐르지만 여전히 그들이 감내하는 사랑은 힘겹다.  남편과의 합의 이혼하지 못한 채 각자에게 함께 살.. 더보기
제로의 늦여름 눈 덮인 겨울 풍경과 “오겐키데스카" 하고 외치는 여인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 이 작품으로 감독보다는 작가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게 다가오는데 그의 전공이 미술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읽는다면 훨씬 예술적인 방향에서 재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미술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다니던 카논은 상사와의  좋지 못한 소문으로 퇴사를 하게 되고 알고 있던 지인의 소개로 미술잡지 편집부 수습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정규직 사원이 되기 위해서 자신이 취지하고 쓴 내용이 인정받아야 만 하는 규정상 어느 날 '나유타'라고 불리는 일명 복면화가에 대한 취재 명이 떨어진다.  속칭 사신(死神)’이라 불리며 그가 남긴 그림의 대상자들은 모두 죽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관심을 갖게 되는.. 더보기
인버트 ​영매탐정 조즈카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의 시리즈 2탄으로 만나본 신작-​​인형처럼 생긴 외모에 허당끼가 있는 행동을 보이는 미지의 탐정 수사관 조즈카 히스이에 대해서는 전작에서 그야말로 독특한 세계관인 '영매'라는 것에 착안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반전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반가울 것 같다.  전 작과는 다른 패턴인 일명 '도치서술inverted’을 이용해 독자들과 함께 사건을 일으킨 진범이 행한 일들을 밝혀나가는 과정이 전작과 다르게 이어지면서 이 또한 허를 찌른 완전범죄는 없다는 것을 다시 일깨운다.​​​총 3개의 별개의 작품을 통해 조즈카는 사람을 죽인 범인과 함께 그 범인으로부터 사건의 실체에 대한 내막과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세우는 팽팽한 창과 방패의 흐름들은 자칫 범인에게 오히려 .. 더보기
아무도 찾지 않은 외로운 섬, 그 섬에 일흔 살의 새무얼이 등대지기로 살아가고 있다.   젊은 시절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저항으로 감옥에 수감된 뒤 출소했지만 자신을 반겨주는 가족들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스스로 작은 섬에 정착하며 세상에 대한 문을 닫고 홀로 유폐되다시피  살던 그는 어느 날 한 남자와 드럼통을 발견한다.   그간 바다로 떠밀려온 시체를 처리한 경험이 있던 그는 남자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고 이후부터 홀로 살아온 자신의 환경에 작은 파문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식민지 지배를 받던 아프리카 대륙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들을 허구란 창작을 통해 한 개인이 역사란 시간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그 역사 속에서 경험했던 아픈 기억과 폭력에 대한 저항들이 그의 내면에서 어떤 심리로 자리 잡고.. 더보기
메두사 _ 신화속에 가려진 여자 -내가 눈빛만으로 남자를 죽였다고 말하면, 당신은 나머지 이야기를 듣겠는가?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듣겠는가? 아니면 나에게서 도망치겠는가? 이 흐릿한 고대의 거울로부터, 이 기이한 육체로부터 도망치겠는가? 나는 당신을 안다. 당신은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신화를 현대적인 재해석으로 쓴 작품, 일단 전혀 예상치 못했던 뒤 부분의 반전이 있어 책 출간소식을 듣고 어떤 글로 다가올지 내심 궁금했었다.  전 작품들인 [미니어처리스],  [뮤즈],  [컨페션]을 통해 여성이 주체가 된 문학을 통해서 다양한 해석과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을 성취해 나가는 글들을 그려온 저자를 생각해 보면 일면 타당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글들이라 그렇지!라는 수긍을 하게 되는 작.. 더보기
TV 피플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라인들 중에서 장편이든 단편이든 간에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새로운 옷을 입고 출간된 작품집을 만나보게 될 단편모음집이다.​​총 6편의 단편집들은 각기 서로 다른 소재와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야기 패턴형식으로 흐르는데 이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식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점이 인상적이다.​​표제작 제목인 tv피플에서 평균치의 인간 신체 사이즈보다 작은 TV피플이 갑자기 방문하면서 tv설치를 하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인공, 그런데 정작 아내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행동들은 보이지 않고 아내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TV화면을 틀자 TV피플이 화면 밖으로 나와 아내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말을 남긴다는 이야기, 그 이유가 무엇.. 더보기
여덟 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하버드 스퀘어]를 통해 그 연령대가 겪을 수 있는 사랑의 단면을 포착해 유려한 문체로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저자의 신작-     어느 크리스마스 파티에 홀로 참석한 프란츠는 아무하고도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크리스마스트리 뒤편에 숨어든다.​​​​그곳에서 마치 자신의 생각과 같은 듯 동질성을 느낀 한 여인을 만나게 되니 "나는 클라라예요.'란 말로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와 버린 그녀를 두고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이후 여덟 밤을 통해 매일 그녀와 만나면서 갖게 되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진행되는 심리의 변화를 그린 이 작품은 초기 연애에서 느끼는 설렘부터 시작해 상대와 만나고 집에 바래다주고 그녀와 함께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과 그 이면에 자리 잡은 .. 더보기
달까지 3킬로미터 자신의  전공인 지구과학 전문연구자란 특징을 잘 버무려 그려낸 단편집이다.  7개의 작품이 수록된 작품들은 전문인이 아니더라도 쉽게 이론에 적응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설정들로 이루어져 있어 색다른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우주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작은 행성인 지구, 그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을 수 있는 상실과 포기, 희망, 소원, 그리움, 새로운 출발들까지 고루 담은 내용들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을 이끈다.  크레이티브 디렉터로서 사업을 하면서 이혼과 부모, 자신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자살을 결심한 한 남자가 우연히 택시 운전사와 동행하면서 깨닫는 삶에 대한 이치, 소개팅을 통해 만난 이성에 대한 호감도를 그려낸 이야기를 통해 욕망과 아름다움을 그린 작품, 부모님 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