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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미디어

베르타 이슬라 책을 덮고서 두 주인공의 삶에 대한 생각을 끊을 수 없었다. 창작이란 허구, 사실을 가미한다고 해도 타인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마음이 참으로 착잡했고 그 착잡함을 그린 과정에서 오는 인생의 연륜이 녹록지 않은 것들을 글로 풀어낸 저자의 글발에 한없이 빠져들면서 읽은 작품이다. 영국과 스페인의 피를 반반씩 나눈 토마스와 그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서로의 감정을 확인했던 스페인 여자 베르타- 뛰어난 언어 능력을 지니며 옥스퍼드에서 대학을 다니던 토마스에게 어느 날 닥친 인생의 전환점은 베르타와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삶의 연속이다. 짧거나 긴 출장길, 단순히 직장의 일로만 다닌 줄 알았던 남편이 사실은 고급정보원 스파이란 사실을 위협과 경고에 시달린 끝에 알게 된 베르타의 마음은 이후 .. 더보기
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기존에 출간된 작품들을 오마주 했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골든 슬러버를 가장 최애 작품으로 꼽고 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흐름들이 더욱 와닿았다. 전체적인 내용상 두 개의 줄기로 나뉘어 그린 진행은 유전처럼 내려오는 특이체질인 타인의 비말 감염으로 인해 '선공개 영상'이란 능력, 즉 누군가의 미래에 벌어진 일을 미리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중학교 교사 단지 사토와 5년 전 SNS에 '고양이 도살자'라는 계정으로 고양이 학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자와 이에 호응하는 사람들인 '고양이를 지옥에 보내는 모임' 줄여서 '고지모'에 있던 사람들을 찾아 벌을 주는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란 두 사람의 케미를 통해 그린다. 제자 사토미 다이치의 위험을 미리 감.. 더보기
여름을 되찾다. 표지에서 보인 푸른 잔디와 그네가 마냥 신나게 놀 것 같은 어린아이들을 연상시킨다. 이미지를 토대로 그린 내용상 초등학생들의 어떤 발랄한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실상 읽다 보니 현실적인 많을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여름방학이라고 해도 여전히 학교만 다니지 않을 뿐 학원에 다니느라 즐거운 방학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자신들의 여름 방학을 되찾기 위해 깜찍한 방법을 생각해 내니 바로 스스로 모습을 감추는 방법이다. 한두 명씩 모습을 감췄다가 2~3일 안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계획은 어른들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하는 한편 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가십전문지 기자가지 출동하는 범위로 넓혀진다. 신입기자인 사루와타리와 프리랜서 기자인 사사키가 문제의 학생 집으로 오면서 취재를 시작하는 .. 더보기
미필적 맥베스 IT기업 J프로토콜에 다니는 나카이 유이치는 고교 동창생인 반과 함께 방콕에서 교통 IC카드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귀국하던 중 마카오로 바꿔 투숙하면서 카지노에 들른다. 도박엔 관심이 없지만 한 노파의 행동을 눈여겨보고 그를 따라 베팅한 결과 거금을 손에 쥐고 이어 성매매를 하는 여인으로부터 '당신은 왕으로서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이어 연인관계인 직장동료 유키코로부터 홍콩 자회사 대표이사로 발령받을 것이란 소식을 미리 듣게 되고 이는 곧 현실화된다. 겉으로 보기엔 승진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페이퍼 컴퍼니로서 모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후에 이용가치가 떨어진 자신과 반을 버리고자 실행한 것을 알게 된다. 단지 이뿐만이 아니라 고교 첫사랑인 나베시마와 얽.. 더보기
하야부사 소방단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통한 추리 미스터리물을 쓰는 작가, 이케이도 준의 작품은 이번엔 도시와 떨어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가인 미마 다로는 취재차 들른 아버지 고향인 하야부사의 매력에 빠져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이사를 온다.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렇듯 서로가 친밀하게 정을 나누는 곳이라 그 또한 마을 자치회에 참석했다가 마을 사람들 권유로 마을 소방단에 가입하게 된다. 소방서가 거리가 멀기에 마을 자치 자경단 개념처럼 만든 소방단은 마을에 봉사활동을 비롯해 소방 활동을 겸한다. 유비무환으로 만들어진 소방단, 그렇지만 마을에 연쇄방화가 일어나고 마을 청년의 주검은 살인인지 사고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연쇄방화와 살인사건은 다로가 사건 .. 더보기
항구의 니쿠코짱! 표지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느낌, 두 사람이 다정히 앉아 등대가 보인 곳에서 바다를 품어 안듯 바라보는 그림이 정겹게 느껴진다. 뚱뚱해서 니쿠코라 불리는 엄마, 실제 이름은 기쿠코지만 이름인들 무슨 상관이랴~ 순박한 성정이 오히려 때 묻은 사람들 때문에 바보처럼 여겨지는 단점이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착하다는 심성은 딸인 기쿠코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품을 이용해 엄마 주위에 맴도는 남자들은 멀쩡한 사람은 없고 오히려 남자들의 빚을 갚아나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이해를 못 할 때가 있다. 자신과는 다르다고, 그저 먹는 것 좋아해서 뚱뚱한 모습을 지닌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는 딸의 입장은 마치 홀쭉이와 뚱뚱이처럼 상대적이지만 어느새 그녀들이 항구 마을에 이사하고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 평범함의 일상이.. 더보기
디 아더 유 화가인 케이트는 인구의 1%를 차지하는, 한번 본 사람의 얼굴을 잊지 않는 '초인식자'다. 이런 능력은 민간인 신분으로 경찰과 공조하며 일하게 되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 손상을 입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다행히도 회복되어 가고 있고 병원에서 만난 사업가로 유명한 롭과도 순조로운 새로운 사랑과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어느 날, 연인 롭이 태국에서 자신과 똑같이 닮은 사람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본 이후 롭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날로 나는 끝장이 나고 말 거야. 그는 내 인생을, 나, 당신, 집, 회사, 내가 이룬 모든 것,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전부 차지하게 될 거야." 첨단 IT 업계의 사업가인 그가 집안의 곳곳에 설치된 첨단 장.. 더보기
두 번의 작별 '가면병동', '유리탑의 살인'에 이은 저자의 신작이다. 다케시와 가이토는 쌍둥이 형제로 다케시가 형 가이토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산길을 달리던 중 길고양이를 피하려다 핸들을 놓치게 되고 이는 곧 절벽으로 형이 떨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형을 구하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형이 손은 먼저 놓았고 이후 형의 죽음은 자신의 왼손에서 형의 목소리가 들리는 현상으로 연결된다. 자신에게만 들리는 목소리, 병원에서는 '에일리언 신드롬'이란 질환으로 진단을 내렸고 이 병의 특징은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쪽 팔이 움직이는 병이라고 들려주는데, 이를 들은 가족들은 다케시를 병원에 입원시키려 하고 이를 알게 된 다케시는 가출을 하게 된다. 이후 겉은 한 사람이지만 두 사람이 한 몸처럼 행동하며 도쿄에 도착한 다케시는 우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