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썸네일형 리스트형 증명하는 사랑 '소수의 고독'에 이은 저자의 새로운 작품-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 읽으면서 든 생각,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가치에 대해서 증명을 해야만 하는가? 증명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어떤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우리는 그것을 증명해야만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문장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글이 전 작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과학도의 시선이자 현시대를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들이 실사판처럼 그려 보이는 이 작품 속 내용은 물리학도인 나와 아내 로라, 그리고 에마누엘레란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이야기다. 이들의 살림과 어린아이를 돌봐주는 여인은 그들 사이에서 바베트란 별칭으로 불리는데, 바베트란 이름은 '바베트의 만찬'이란 작품에서 기.. 더보기 빛과 멜로디 세계 각처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인한 소식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너무도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져 올 때마다 그 아픔들을 겪은 이들에 대한 연민은 말할 것도 없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2017년 표제작 [빛의 호위]를 장편으로 다시 풀어낸 이 소설은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준 사람들의 릴레이식처럼 보인 여정이 한 편의 다큐처럼 보이기도 한다. 칠 년 전 다큐 감독 인터뷰로 만난 동창생 권은 이 시리아 현장에서 다리 한쪽을 잃게 된 사연을 알게 된 승준은 자신이 준 카메라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긴다. 이제는 지유라는 한 아이의 아빠란 자리가 진 무게, 여기에 굳이 우크라이나 여인과의 인터뷰에 대한 소식을 접한.. 더보기 도쿄도 동정탑 AI활성화와 이용자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작품,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도쿄도 동정탑'이다. 4차 혁명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저자가 이를 응용한 작품 속 내용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범죄와 사회관계를 모색하는 실험을 시도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대해서 그들을 동정받아야 할 존재란 관점과 이들을 수용할 도쿄의 '심퍼시 타워 도쿄'란 명칭으로 불린 건물을 세우는 과정에서 건축가 마키라 사라와 그보다 어린 판매 직원인 다쿠토의 시선으로 그려나가는 내용은 친근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작가가 말했듯 AI를 이용한 질문과 답변을 그대로 작품 속에 보인 부분들이 딱딱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풍기며 독자들에게 범죄를 저지른 그들을 사회는 .. 더보기 가장 파란 눈 작가가 타계한지도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 저자가 세상에 최초로 출간한 작품인 이 소설은 그동안 저자의 작품을 생각하면 이때부터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한다. 1970년대에 출간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읽더라고 지금 이순간에도 미국내에서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자가 문학이란 장르를 통해 흑인들의 정체성과 그 연장선에서 과연 얼만큼의 발전들을 보여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겠다. 9살의 클로디아, 10살의 프리다, 그리고 아버지가 불을 지르는 바람에 클로디아 집에 잠시 머물게되는 페콜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속 배경은 1941년 미국 오아이오주 로레인이다. 어린아.. 더보기 바닷가의 루시 이제는 '루시 바턴 시리즈'라고 알려진 저자의 신작, 전작인 오! 윌리엄을 생각하면 여전히 윌리엄이 곱게 보이진 않지만 저자는 생각보다 빠르게 후속자인 이번 신작을 출간했다. 배경이 팬데믹 세상이 서서히 조짐을 보이는 시기, 발 빠르게 루시를 데리고 메인주 해변가 마을로 피신하는 윌리엄의 모습을 보니 조금은 용서가 되는 기분(?)- 그런데 오! 윌리엄에서도 이해를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이혼한 부부 관계, 이것이 미국식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이번에도 윌리엄 곁을 떠난 새 아내 에스텔과 딸 브리짓에 대한 이별도 그렇고 윌리엄을 따라나선 루시의 행동도 딸들의 아빠이자 한때는 사랑해서 20여 년 간의 부부의 삶을 살았던 남자이기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내게는 여전히 낯선 풍경으로 다가왔다. 빠른 시.. 더보기 샤워 결혼 10년 차 맞벌이 부부 이쓰미와 겐시는 각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포장해 먹는 생활과 무난하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영업직에서 일하는 남편이 회식에서 후배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수돗물 냄새가 난다며 목욕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쓰미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도 남편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에서 며칠 씩 목욕을 하지 않은 방향을 이어가지만 더 이상 스스로 참을 수없는 한계에 도달해 샤워를 하면서도 남편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바꿔놓지 못한다. 도쿄가 아닌 시골에서 살아왔던 이쓰미가 어릴 적 물고기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선과 남편의 목욕거부를 동일한 시선에서 생각하는 진행은 가까운 남편이라도 남편 스스로 자신이 겪었던 고충이나 이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의 해소 차원으로 .. 더보기 네가 되어 줄게 딸과 엄마 사이는 친구 같으면서도 때론 의견차이로 인해 다툼을 할 때가 있다. 품 안에 자식이란 말이 있지만 그럼에도 자식들이 생각하는 부모와 부모가 자녀를 생각하는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귤의 맛' 이후 신간으로 만나본 '네가 되어 줄게'는 모녀 사이라면 많은 공감을 살 것 같다. 2023년도의 14살의 강윤슬과 엄마 사이는 청소년기를 거쳐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사실적 대화가 눈길을 끈다. 하교 이후 침대에 눕기보다는 옷을 갈아입고 씻는 것을 원하는 엄마, 매사에 정도에 어긋난 것을 보지 못하는 빡빡한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윤슬의 시선은 어느 날 엄마가 14살이던 1993년으로 돌아간다. 엄마 또한 딸의 뭄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영혼 체인지와 시간의 변화를.. 더보기 암살주식회사 '야성의 부름'이란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저자의 스릴러물로 작품을 쓰게 된 계기가 독특하다. 싱클레어 루이스(1930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 70달러를 주고 산 14개의 이야기 개요 중 하나에 해당되는 이 작품은 스스로 논리적으로 끝맺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집필을 중단한 작품이라고 한다. 덕분에 그가 쓴 글 이후에는 1963년 로버트 L. 피시가 이어받은 글로 여정을 마쳤다는 이색적인 작품이라 왜 그랬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저자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는데 기존의 스릴러에서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그림들과는 다른 주제면에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 태생인 드라고밀로프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어떤 인물들을 처단하는 암살국 ..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