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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소설

육질은 부드러워 리뷰를 쓰기에 앞서 이렇게 힘든 감정이 들게 한 책도 오랜만이다.  웬만하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끝까지 읽지만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 든 생각은 아! 끝까지 읽어야 하나?, 중도에 포기해야 하나? 란 갈등이 앞서게 한 작품이다.  조지오웰을 연상하게 하는 디스토피아 설정의 구도가 꾸역꾸역 넘어오는 무언가를 자제하며 읽어야만 하는 암울한 세계는 독자들을 그 공간으로 끌고 간다.  바이러스로 동물들이 감염되면서 모두 죽인 세상이 되자 인간들은 새로운 대체 식품으로 인육을 찾는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인간이라 불러도 안 되는 '그것'이라고 불리는 이런 시스템은 회사공급처와 국가의 승인하에 전문적으로 사람이되 사람이 아닌 인육을 키우고 도살하면서 각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부위를 찾는 시스템으.. 더보기
매니악 *MANIAC ​ 1.미치광이, - 광 2.수학 분석기와 숫자 적분기 및 계산기 ((Mathematical Analyzer,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의 줄임말로 \, 존 폰 노이만이 만든 컴퓨터의 이름 3.세계사에 격변을 일으킨 천재들의 광기 어린 정신세계로 당신을 안내하는 이 소설의 제목 (이상 책 표지 속에 적힌 말) ​ ​ 과학이 우리 인류 삶에 있어 끼치고 있는 영향을 생각하면 여러 감정들이 몰려온다. ​ ​ 필연적인 부분이지만 그러면서도 인류의 삶 방향에 대한 제시를 생각할 때면 과연 지금의 진보적인 발전으로 인한 인간들의 삶은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도 궁금해지는... ​ ​ 전작인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와 같은 논픽션 소설로써 두 번째 .. 더보기
신을 죽인 여자들 단란했던 한 가정에서 발생한 무참한 고통의 흔적들을 되짚어가는 소설이다. 충실한 가톨릭을 믿는 집안의 막내딸인 아나가 불에 탄 시체로 발견된 사건은 어느덧 30년 전의 일이지만 그 사건으로 둘째 딸 리아는 동생의 죽음 이후 사건 해결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자 배교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던 그 행동들이 신은 어찌하여 이토록 극에 달한 아픔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 결국 고국인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에 정착한다. 그런 리아 앞에 30년 만에 나타난 첫째 언니 카르멘과 남편 훌리안은 아들 마테오의 행방을 찾기 위해 그녀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들에겐 여전한 서먹함과 어색함, 다른 감정들을 지니고 있다. 다층적인 관점의 여러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아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풀어내는.. 더보기
엘레나는 알고 있다. 현재 파킨슨 병을 않고 있는 엘레나, 그런 그녀에게 하나뿐인 딸 리타가 그토록 싫어하는 비 오는 날 성당 종탑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딸의 죽음이 자살로 판명되지만 그녀는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 가운데 딸의 죽음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거동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빚'을 받으러 이사벨을 찾아 나선다. 소설은 미지의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한 엄마의 기나긴 하루의 여정을 통해 추리 미스터리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끌지만 막상 전체적으로 읽은 후의 느낌은 휴.... 점차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협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체적 조건, 오른발을 들어 올리고 왼발을 옮겨놓기까지, 침을 흘리며 시간에 맞춰 자신의 생각대로 도움을 줄 약을 먹는 삶, 누구보다 엄마란 자리에서 딸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