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집 주변은 물론이고 예전처럼 흔히 보던 나비들의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잠자리나 매미도 창가에 날아다니거나 울음소리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이 시대에 저자가 몸소 체험한 내용은 마치 나도 함께 여행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환경운동가이자 생태학자인 저자가 자전거를 타고 북미에서 '제왕나비'라 불리는 나비의 대이동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는 무려 264일 동안 멕시코, 미국, 캐나다를 돌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들려준다.
1년 동안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함께 찾아 나선 제왕나비-
사진으로 본 제왕나비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환경생태에 따라 스스로 체온이 변하는 외온 동물의 특성을 갖게 된 모습은 모든 종들의 적응력에 대한 이야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점차 해마다 숫자가 줄어들면서 각 나라마다 보호구역을 정해 그들의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은 특히 멕시코 정부에서 1986년 제왕나비가 월동하는 숲을 생물권 보호구역이란 이름으로 지정해 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조처한 취지는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제왕나비가 유일하게 먹는 식물인 밀크위드에 관한 이야기부터 옥수수 재배가 순수한 농업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양산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책에는 제왕나비와 함께 지구의 생태계에 대한 경고와 실제 그 현장을 목격한 내용들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위험성을 들려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 왜 우리가 제왕나비를 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는 제왕나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부분이나 생물학자가 말한 대목은 사진을 보고 나면 그 실감이 더 와닿는다.
화려한 모자이크식의 무늬를 나무에 열매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추위와 습기, 더위를 이겨내면서 긴 이동을 하는 제왕나비들-
(네이버 발췌)
이런 심각한 상황에 제왕나비에게 이름을 붙여서 이동경로를 살피거나 이들에 대한 연결점들을 연결하는 이들의 노고가 그나마 조금씩 제왕나비에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이는 어디 제왕나비뿐이겠는가?
당장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체험학습은 생각도 못하고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통해 박제된 것들을 볼 수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저자가 강연이나 글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든 지구상에 연관된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멕시코 숲에서 월동을 하고 봄이 되면 떠나는 제왕나비,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기까지 이들은 3~5세대에 걸쳐 릴레이로 긴 여행을 통해 자신들의 생존을 알리고 정착하며 다시 떠나는 반복된 삶을 이어 나간다.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것 자체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을 지진 저자의 열정도 놀라웠고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친절함과 친밀감이 쌓인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제왕나비를 알리기 위해 여행하면서 느낀 그녀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미래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존재 자체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은 지금도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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