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바르도]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조지 손더스는 단편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장편소설을 통해 상을 수상했을 때 단, 장편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작품의 세계를 구축한 저자로서의 기억이 남아있고 이 책은 그가 몸담고 있는 시큐러스 대학에서 소수(6명)의 젊은 작가를 선별해 수업을 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일단 소제목이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이다.
작가로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선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인데, 일말 작가들 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무엇을 놓치고 읽었는지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러시아 대 문호인 안톤 체호프, 레프 톨스토이, 니콜라이 고골, 투르레네프의 단편을 통해 다룬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읽은 후 한문단 내지 두 문단을 끊어서 해부를 시작하는 글의 내용은 어떤 단어와 단어들이 만났을 때 그에 어울리는 등장인물들과의 연관성, 왜 작가가 이런 부분들을 썼는지, 이를 통해서 사건과 인물관계도의 설정이 작가가 무슨 의도로 썼는지에 대해 심층 집요하리만치 묻고 이해를 도와주며 그 자신의 생각들을 드러낸다.
이는 학창 시절 배웠던 소설의 단계별 부분의 응용인 사건, 인물, 플롯의 전개, 확장과 진실, 그리고 전환과 생략은 물론이고 퇴고와 수정에 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자신이 기울여 쓴 작품에 대해 냉정한 태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필요성과 책임감을 들려준다.
이 책이 전문적인 창작이란 것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쓰기 위한 작가들을 위주로 한 수업이지만 어떤 작품을 읽으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처음의 시작한 마음가짐과 읽고 난 후 작품에 대한 자신의 마음들을 돌아보는 시간에 대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묻는 과정이 글쓰기에 대한 어떤 선망에서 의무감이 더해질 때 독자들은 작가들의 작품을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뉘어서 바라볼 것 같다.
19세기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들을 접하다 보니 당 시대 속에 살다 간 보통의 인물들 중심으로 펼쳐진 이야기는 작가들이 어떤 상황과 이에 걸맞은 단어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차이를 느껴볼 수 있었다는 것, 이를 통해 소설이란 장르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독자들 또한 작품 선별에 남다른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관점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조지 손더스는 소설이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묻는데 역시 작가다운 생각, 차원이 다름을 느꼈다.
소설을 읽을 때 마음의 상태에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는 한정적일 수 있지만 진짜란 사실, 그렇기에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려줌으로써 소설이 지닌 강점과 이에 호응하며 작품 속에 빠져드는 독자들과의 연결은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고, 일반 독자라도 구체적으로 좀 더 작품의 해석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넓혀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 벽돌책 (600페이지 넘는 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인 완독 600CLUB을 통해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함께 읽기에 참여한 책으로 특히 뒤편 부록에 나온 자르기, 확장, 번역에 대한 연습은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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