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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혼 후 대필작가로 이모의 부름을 받은 윤지는 이모의 요청에 따라 자서전 대필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혼하지 않은 채 별거부부로 살아온 세월과 아들과의 연락도 끊은 지 오래, 결혼준비 소식을 듣긴 했지만 아직 며느리에 대한 모습도 보지 못한 상태다.  그런 이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윤지 자신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이어지면서 작품 속 내용은 사랑의 모습과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들과 함께 펼쳐지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70대에 이른 이모의 남다른 사랑의 실체, 그런 이모 곁에서 근 30년간을 지켜온 사랑의 실체는 사회 속에서 많은 변화가 흐르지만 여전히 그들이 감내하는 사랑은 힘겹다.  남편과의 합의 이혼하지 못한 채 각자에게 함께 살.. 더보기
빛과 멜로디 세계 각처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인한 소식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너무도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져 올 때마다 그 아픔들을 겪은 이들에 대한 연민은 말할 것도 없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2017년 표제작 [빛의 호위]를 장편으로 다시 풀어낸 이 소설은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준 사람들의 릴레이식처럼 보인 여정이 한 편의 다큐처럼 보이기도 한다.  칠 년 전 다큐 감독 인터뷰로 만난 동창생 권은 이 시리아 현장에서 다리 한쪽을 잃게 된 사연을 알게 된 승준은 자신이 준 카메라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긴다.  이제는 지유라는 한 아이의 아빠란 자리가 진 무게, 여기에 굳이 우크라이나 여인과의 인터뷰에 대한 소식을 접한.. 더보기
완장 1980년대 후반 드라마로 나왔던 원작소설을 출간 40주년 특별판으로 다시 만나보게 됐다. 한국정서에서 뿜어 나오는 구수한 사투리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아등바등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완장을 팔에 차게 됨으로써 종술이란 인물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당시와 지금이 별반 다를 것 없다고 느낀다면 너무 과장일까? 이곡리 마을에서 이리시 부자인 최사장이 갖고 있는 저수지 감시원으로 종술을 택했던 것은 그의 전적으로 미뤄 이를 역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저수지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있음을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하나의 완장을 둘러찬 것뿐인데 종술이 권력의 주체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저수지 감시를 하는 모습은 운암댁에겐 하나의 불길한 서막처럼 다가온다는 것이고 이후.. 더보기
잃어버린 사람 김 숨 작가의 작품들은 바닷속의 깊은 심연을 떠오르게 한다. 들숨 날숨을 들이 내쉬면서 때론 희망적인 숨을 그리지만 그것마저도 허락지 않은 삶의 고달픔, 그 고달픔이란 말 자체 보다도 더 깊숙한 숭고한 기억과 아픔들이 내내 잊히질 않게 한다. 기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작가가 그동안 꾸준히 발표한 작품의 연결들, 시대에 휩쓸려 살아가지만 살아간다는 의미마저 느낄 수 없는 아픔들을 지닌 초상들이 이번 작품에도 작가만의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일제의 원폭투하, 이어 해방을 맞은 사람들, 만주, 간도에서 온 이들은 대륙과 바다로 연결된 부산으로, 그곳은 고국을 떠난 자에겐 첫 발을 내딛는 출발지, 기존 땅에 머물던 사람들은 고국을 떠난 가족을 기다리는 장소다. 그런 곳에서 여러 등장인물들이 서로 마주치고 .. 더보기
초의 동양에서 마시는 차, 다도에 대한 관심은 서양에서도 일찍이 특별한 것으로 여겨지는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차'에 대한 연구를 한 이를 떠올려보면 초의 선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 '완당평전'을 통해 초선 선사가 '다신전'. '동다송'을 썼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불교에 귀의한 스님으로서 남다른 구도의 자세와 함께 어떤 마음으로 차를 다스렸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 ​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초의는 할아버지 밑에서 학문을 배웠고 역병으로 가족이 몰살되자 운흥사 벽봉 스님에게 의탁하게 된다. ​ ​ ​ 이어 스님으로부터 범패, 바라춤, 탱화등을 배운 후 완호스님으로부터 초의라는 법호를 받는다. ​ ​ ​ 이후 그의 인생에서 영향을 미친 한 사람인 정약용을 만나고 그와의 교류는 세상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