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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사라진 날

 

 

-때론 보이는 것이 진실보다 중요한 법이다.

 

 

재정 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사이먼, 의사인 아내 잉그리드, 그리고 세 아이들을 둔 전형적인 그들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단, 첫째 딸 페이지가 마약중독으로 11년 연상의 에런이란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

 

그들의 걱정인 페이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던 사이먼은 공원에서 딸을 발견하고 뒤를 쫓지만 에런의 등장으로 서로 다투는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딸의 행방조차 묘연해진다.

 

 

그러던 차, 에런이 죽은 채로 발견되고 페이지는 없어졌으며 용의자로 주목받게 된 사이먼은 다시 딸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다.

 

 

근방의 마약딜러들을 중심으로 차츰 사건의 진상으로 다가서게 된 사이먼, 그는 생각지도 못한 진실에 부딪치게 되는데...

 

 

개인 총기 소유가 허용되고 마약으로 인한 심신의 피폐와 재활을 통해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의 모습들, 여기에 SNS 바이럴 영상 한 장면만으로 진실이라고 믿는  군중들의 악성댓글 심리, 더불어  사이비 종교의 내막으로 쌓인 비밀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결정적인 진실의 문에 도달하는 진행은 과연 할런 코벤식의 추리물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이 작품 속에서는 많은 것들을 드러내 보이고 한 작가의 의지가 엿보인다.

 

사랑하는 부부사이라도 말 못 한 비밀들이 있다는 것, 그것이 과거에 있었던 일이라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페이지와 아내와의 비밀 약속이다.

 

 

적어도 사이먼에게 기다려줄 시간을 주었더라면 위험에 처할 상황들 중 몇 번의 고비는 넘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이것이 미국인들의 개인주의 대 개인으로서의 비밀로 지켜진 서약이라도 아내가 남편에겐 말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모를 중독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애를 썼던 페이지의 비밀도 충격적이었지만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닌 생명을 지닌 인간으로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모종의 계획에 의해 성장하고 길러진 사람들, 그런 그들이 뿌리 찾기에 나선 과정도 그렇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청부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들의 심리도 사실 알고 보면 성장 환경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세 개의 큰 줄기를 따라 각 장마다 펼쳐지는 이들의 연결고리는 무엇인가를 궁금해하며 추리해 나가는 과정도 재미를 주고 얼마 전 읽은 '보이 인 더 하우스', '보이 프럼 더 우즈'에서 등장한 헤스터 크림스타인의 깜짝 등장도 반가웠다.

 

(알보 보니 이 작품이 먼저 출간, 뒤를 이어 보이즈 세트가 출간되었다.)

 

 

작가가  현시대에 문제점들을 이용해 작품 속에 등장시킨 내용 전체는 유전자를 통한 혈연 찾기(보이즈... 에서도 마찬가지)를 통한 혈연에 대한 관계와  이를 통해 끝까지 예상치 못하게 휘몰아치는 반전의 반전의 진실이란 이름의  비밀 내막은 허를 제대로 찔렀다.

 

 

사실 이런 추리물 같으면 나쁜 인간들의 최후가 시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슬프고 안 됐고...(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란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새옹지마 (塞翁之馬)란 말이 있다.

 

끝없을 것 같았던  지옥경험을 한 사이먼 부부,  때론 알고 있는 진실을 죽을 때까지 함구해야 할 경우도 있다는 것,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흐름들이 많은 생각을 던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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