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외 다수의 작품을 통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그만의 글로 그리는 작가 모리미 토미히코의 소설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겐토샤 [파피루스]에 기고한 내용을 개고 한 것으로 국내에는 표지를 새롭게 달고 개정판으로 출간이 됐다.
동물을 의인화해서 다룬 만화나 영화, 그리고 작품들을 통해 인간사의 삶을 표현한 작품들이 있지만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너구리다.
그것도 바보너구리 사형제-
그중 셋째에 해당하는 시모가모 집안의 시모가모 야사부를 비롯해 그의 스승인 덴구라 불리는 하늘을 날고 산에 살고 있으며 신통력을 지닌 아카마다 선생, 인간으로 아카마다에게 납치돼 덴구 수업을 받은 벤텐, 그리고 작은아버지 집안인 에비스가와 집안을 등장시킨 작품은 일본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는 아사부로의 천진난만하고 유쾌한 행동은 각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사랑, 가족애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 편의 가족드라마를 연상시킨다.
변신술로 인간의 모습을 하면서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함께 공존하고 아버지의 죽음 이후 몰락한 자식들이 아버지의 능력을 한 가지씩만 공평하게 물려받은 내용도 이들이 합심하여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한 원천임을, 시종 모험심처럼 다가오게 만드는 진행은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돼 인기를 끌었단 사실에 수긍이 간다.
여기에 어머니의 사랑이 더해져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가족사랑은 흐뭇함까지 더해져 일본 만화를 가까이 한 독자라면 훨씬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유유한 성격에 낙천적이고 매사에 긍정적인 너구리들의 모습을 보노라니 인간들인 우리들이 사는 세상과 비교해 보게 되고 서로 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너구리들의 눈엔 어떻게 비칠지도 궁금해진다.
미아야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개구리로 변신해 우물가에서 살고 있는 둘째 형의 능력은 '이웃의 토토로'에서 나오는 동물이 생각났다.
작가가 쓰고 싶었던 내용들이라서 그런지 기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판타지라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다가온 작품으로 유쾌한 기분을 느끼며 읽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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