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저자의 신작, 이번엔 재난을 소재로 한 긴박한 상황들을 통해 절묘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어린 시절 밀물과 썰물의 차로 인해 동굴에서 익사한 형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지니고 살고 있는 다카기는 드론을 만드는 벤처회사 직원이다.
그는 지하 도시개발 프로젝트로 선정된 회사 차원에서 개막식에 참여하게 되고 그 장소는 잠시 후 지진으로 지하는 물론 스마트 도시라는 첨단 이미지를 무시하듯 무너져버린다.
문제는 당시 유튜버이자 삼중 장애를 갖고 있던 도지사 조카딸인 나카가와가 지하 속에 갇혀버렸다는 것.-
이에 첨단 드론으로 선배와 함께 드론을 지하에 들어가게 함으로써 조종을 통해 인명 구조에 나서게 된다.
자연재해는 누구나 예상할 수 없는 일이고 더군다나 소중한 인명이 지하에 갇혀 있다는 설정 외에도 듣고 말하고 보지 못하는 삼중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구한다는 설정이 서로 간의 교류 차원에서 일차적으로 막히고 이후 설령 통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주어진 6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 진행들은 재난 영화처럼 보인다.
주인공은 물론이고 동창생 니라사와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를 함께 엮으면서 조금씩 드론을 통해 한 걸음씩 희망의 길을 걷는 여정에서 부딪치는 어려움들은 어느 한순간 예기치 못한 행동들을 보인 나카가와에 대한 의문점들이 쌓이면서 독자들 또한 불신과 의문들을 지니면서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그 역할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는 드론, 뉴스에서 보니 섬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 드론을 통한 택배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저자가 그린 드론의 유용성과 그 사용에 대한 소중한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이번 작품에서 다시 느끼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는 모든 것이 다를 것 없는 일들이 장애를 가진 분들에겐 그것을 나에게 익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용기, 그리고 불가능에 대한 것을 이기면서 해볼 수 있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마인드를 이 작품 속에서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생각하지 못했던 니라사와의 여동생 실종과 지하에 갇힌 인명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엮으면서 여기에 단순히 재난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이 감동과 뭉클함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마지막엔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추리 소설에서 이런 감동을 주는 것은 반칙 아닌가?)
문득 현 사회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이 이 작품과 오버랩되면서 모든 현장에서 닥치는 불행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통해 극복하려 했던 분들이 연상 떠올랐다.
저자의 기막힌 트릭 속에 또 한 번 감탄하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거기까지다'란 말이 내내 잊히지 않을 것 같은 이번 작품은 추리 소설이 선사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역시~라는 기대를 저버리는 않은 저자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