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제의 수의

 

 

 

동로마 제국 비잔티움이 제20차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을 통해서 로마제국이란 이름으로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진  사실을 토대로 저자의 상상과 당시 상황 속에서 분투한 이들을 그려놓은 소설이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의 현장, 그것도 이방인의 눈으로 그린 이 작품은 그동안 오스만 제국의 시선이나 비잔틴에서 살아가던 인물들의 관점이 아니란 점에서 궁금증이 들었는데, 그 당시의 위급한 상황들을 충분히 느껴 볼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다.

 

 

잉글랜드 소년인 피어스 바버스가 배에 승선하고 출발한 뒤 배가 난파되면서 그만 남고 모든 이들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채 한 사람 앞에 서게 된다.

 

 

그는 모레아주 미스트라시 영주이자 역사에서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왕으로 불리게 될 콘스탄티누스 11세였다.

 

 

그곳에서 예언을 듣게 된 뒤 황제 옆에서 시중을 들게 된 피어스는 브레티키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황제 최측근이자 보좌 신하인 스테파노스, 마누일과 함께 궁궐 생활을 하게 된다.

 

 

역사에서 공방전이란 말이 나오면 사투를 다투는 삶의 피비린내는 현장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가운데 황제란 위치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과 말들, 그를 보좌하는 이들의 마음속 충성심들은 이 작품에서 비록 점차 스러져가는 제국이지만 결코 황제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브레티키가 처음부터 자신의 뜻에 반해 궁궐생활을 하게 됐을 때의 반항들은 한 인간으로서 지닌 '자유'의 의지로 보인만큼 그가 점차 황제를 보필하고 황제나 주변 장군들, 성직자들은 물론 실존 인물들의 활약이 궁궐 내에서 어떤 회의와 참담한 기분까지 겪으며 제국의 안위를 이어보고자 했는지에 대한 노력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역사에서 비중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바랑인 친위대의 활약이나 오스만 제국의 시선에서 접해봤던 당시 시대상을 반대로 비잔틴 제국의 관점으로 보니 그 역시 서로 상반된 입장과 후에 역사에서 어떤 기로의 발자취로 남게 됐는가를 생각해 보면 한 개인의 지위는 물론이고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주변 정세가 안타깝게 다가왔다.

 

 

 

실제 고증의 사료를 토대로 브레티키가 마지막까지 황제 곁에 남아 자신의 역할을 했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석양에 저무는 해처럼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비잔티움 제국의 모습이 권력과 부,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떠나 아련한 잔상을 남긴다.

 

 

한 소년의 성장사이자 스스로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어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습이 마지막 비잔티움 역사의 산증인처럼 여겨지는 작품,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닐스비크의 마지막 하루  (2) 2025.01.15
금오신화  (2) 2025.01.11
아리아드네의 목소리  (0) 2025.01.05
새왕의 방패  (0) 2024.12.31
주홍여우전 - 구미호, 속임수의 신을 속이다  (1)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