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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

 

 

'애도하는 사람'을 읽은 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저자에 빠졌던 시기, 그가 던지는 시사성 있는 주제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많은 경종을 울린다.

 

 

도로에서 떨어진 곳에 중년의 남성이 나체 상태로 손목이 뒤로 묶인 채 발견이 된다.

 

해당 관할서 담당형사인 구라오카는 본청 수사과에서 파견된 시바와 한 조가 되어 신원확보를 하는데 그는 회사원으로서 3년 전  여대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연루된 자식을 둔 가장으로 밝혀진다.

 

 

그의 몸에서 '눈에는 눈'이란 쪽지가 발견되고 이는 곧 범인의 존재가 과거의 사건에 불만을 품은 관계된 자가 아닐까 하는 관점으로 수사를 벌인다.

 

 

작품을 읽으면서 몇 년 전 우리나라 대학생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분노와 울분, 그리고 사회적 관습이나 사회생활에서 보인 남녀 차별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작품을 통해 실사판처럼 다가왔다.

 

 

 

저자는 경찰이라는 수사망을  내세워 보수적이고 획일적인 상하 관계가 분명한 조직을 대표하는 구라오카라는 인물을 내세워 그가 갖고 있던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아버지로서 자식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인식하고 있던 남녀 관계에 대한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대표적인 위계질서들을 보인다.

 

 

 

 

여기에 동료 시바를 통해 느끼지 못했던 성차별에 관한 것들을  대조하는 장면들은 서서히 구라오카가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이 작품에서 저자가 드러내보고자 하는 상징성으로 느껴볼 수 있다.

 

 

당시 피해 당사자는 물론 그의 가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가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가족들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1차 고통에 이어 2. 3차에 이른 심적 고통 정신적 불안들은 이후  사회 일원으로서 정상적인 일들을 하기 어려워하는 힘든 모습들을 그려냈다.

 

 

가해자 가족들은 죗값을 치렀다고, 변호사를 통해 법적인 근거에 의해 보상과 위로 차원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싶었겠지만   그것에 앞서 진정한 참회의 속죄를 해야 하는 것이 제일 먼저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가해자 중 한 사람인 사토란 인물은  그나마 양심 있는  인물처럼 보이고  자신의 아버지 죽음에 관련된 가족의 비극이 아프게 다가온 점도 이 작품 내에서 또 하나의 사회변화에 대한 필요한 부분임을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하나의 잘못된 행동의 여파는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 본인이나 자신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작품에서 고루 보여주고 있는데 현대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사건들의 예시는 저자가 말하고 있듯 가정 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 뿌리 깊은 남녀차별이 오랜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한 옷인 것처럼 여겨진 풍토는 작품에서 사건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 준다.

 

 

제목만으로도 사회적인 어떤 흐름들이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만큼 강하게 와닿았는데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가정폭력, 학대, 폭행에 이르는 다양한 사건들의 사례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지닌 권력을 앞세워 피해자보다는 가해자 위주로 수사를 마무리하는 형평성에 대한 부당함, 여기에 출세와 돈에 욕심이 먼 자들에 이르기까지 변화가 필요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느끼며 읽게 된다.

 

 

 

 

미스터리를 통해 문제점을 직시하며 작품을 쓴 저자의 뒤편 후기도 울림이 있었고 삼송 김사장님의 편집 후기도 진정성 있는 출판 후기라서 정말 좋았다.

 

 

 

이판사판 시리즈로 두 번째 만나본 '젠더 크라임'-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모든 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특히 남성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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