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주는 위압감은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가 아닌 이상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번에 접한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말끔히 씻겨줬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철학적인 물음과 그 대답을 다양한 관점, 아이들의 시선, 보모의 시선을 통해 두루두루 접할 수 있다는 데서 실생활에서 느낀 일들을 보다 새롭게 시도한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철학은 '왜?'로 시작해 그런 타당한 이유 부분조차도 '왜?'라고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만의 생각들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들이 나누는 주제들은 도덕에 관한 질문부터 시작해 정체성, 인종, 권리, 복수, 처벌, 권위와 젠더, 그리고 진실, 신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주제임에도 대화를 통한 그들의 생각들을 짚어나가다 보면 나 스스로의 생각들과 차이를 발견할 수도 있었고 같은 생각들을 함께 했다는 점들도 있어 딱딱한 학문이 이렇게도 재밌다고! 를 생각하며 읽는 시간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라면 부모로서의 역할, 자식과의 반대 의견이 대립될 때 설득력을 통한 대화방식, 권리와 권위에 대한 부분에서는 양보와 배려의 상황들은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 젠더의 이야기로 넘어가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을 떠올려보면서 어떤 방안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들을 던진다.
아이가 철학은 생각하는 기술이라고 말한 대목은 순수한 아이답게 보고 느끼는 대로 말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철학만이 주는 신중함과 진중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생각하기'란 것이 필요함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내용상 '정의란 무엇인가'의 비슷한 사례들도 떠오르고 뭣보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필요한 ''생각하기'에 대한 실천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생각하기 차원으로 볼 수 있는 리딩가이드가 도움이 많이 됐다.
책에 담긴 내용을 통한 한발 더 나아간 통찰의 깊이를 좀 더 알아가는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
철학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부터 먼저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지,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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