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나가기 전 자아 안정 테스를 받는 공효의 이야기를 통해 어릴 적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
미래의 언젠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들이 그저 상상이 아닌, 어느 시점에는 이런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니게 한 작가의 글은 이번에도 그 빛을 발한다.
캡슐 하나를 먹고 누운 공효가 그 캡슐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나노 로봇이 뇌로 이동해 AI기술로 어린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설정은 성장하면서 겪었던 공효란 인물의 아픔과 엄마와 단둘이 살던 그 어린 시절의 공효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 어떤 심정일까 궁금하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의 공효는 어른이 된 공효가 바라볼 때 예상치 못했던 고집세고 말이 없는, 그러면서도 엄마와의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자신은 물론 외로운 엄마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
작품의 공간이 무한한 우주라는 곳, 그 우주에 갇혀 어린 시절의 나와 화해하는 기술로 AI를 적용한다는 발상이 참신했다.
무심코 지나쳐왔던 어린 시절의 성장 속에 공효처럼 우리들도 이런 기술의 이점을 응용하게 된다면 나 자신의 어릴 적 어떤 모습을 통해 지금의 나는 어느 시점, 어느 행동을 용서하고 화해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노을이 점차 드리워져 붉게 변한 집에 홀로 남아 있던 것을 싫어했던 어린 공효, 어른 공효가 어린 공효와 서로 화해하는 모습이 따뜻한 여운을 느끼게 했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30번째 작품으로 일러스트레이터 라툰의 그림이 함께 들어있어 가족들이 읽어도 좋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