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불리는 저자의 책으로 21년 만에 복간되어 출간된 책-
1978년부터 1989년까지 쓴 10 편의 글을 모아서 출간한 내용들은 저자의 전공을 토대로 한 글은 확장의 세계가 넓다.
철학을 비롯해 문학, 생물학, 동물사회학, 포스트휴머니즘 연구에 영향을 끼친 글들은 현재 사이보그란 명칭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 만큼 여성학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내용들로 이뤄졌다.
성(sex)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 여성은 곧 젠더라는 오류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부터 젠더의 계급화와 이 계급화를 소명해야 하는 이유를 지적한 글등은 지금의 여성학에 대한 발전사는 물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부에 수록된 논문중 원숭이와 유인원을 연구하는 부분인 생명정치적 서사를 다룬 부분에서는 생물학과 동물 사회학을 연계해 이론을 통해 과학에 접근해, 과학이 어떻게 부계를 계승하며 연구들이 사회주의 페미니즘과 만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저자의 글은 인상 깊다.
2부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서사를 다루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엔 여성들의 '이종어(heteroglossia) 대한 저자의 글이 기존에 생각하지 못하던 지적들이라 새로운 전환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특히 논문의 형식상 딱딱하고 의미가 깊은 용어들을 찾아가며 읽느라 타 책을 접할 때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바, 그런 가운데서도 길버트와 구바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이나 ' 여전히 미쳐있는' 책과의 연관을 계속 떠올릴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어 페미니즘에 대한 다각적인 방향성 제시글들이 와닿았다.
저자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생물학을 위시로 근대 과학이 주는 결과에 안주하지 않는 객관성이란 것에 대한 허구와 사이보그란 용어를 택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여성이란 존재에 대한 정체성을 밝힌 글들의 진행이 처음보다는 뒤쪽에 갈수록 조금씩 이해가 되는 점을 느끼게 했다.
그저 순수하다는 인식의 여성만이 아닌 계급, 인종, 젠더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 남성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한 기술과학, 현실적인 여러 가지 상황에 뛰어들겠다는 저자의 의미를 내포하는 '나는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 것 자체가 이 책을 읽는 보람을 느끼게 했다.
그저 순수하다는 인식의 여성만이 아닌 계급, 인종, 젠더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 남성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한 기술과학, 현실적인 여러 가지 상황에 뛰어들겠다는 저자의 의미를 내포하는 '나는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 것 자체가 이 책을 읽는 보람을 느끼게 했다.
사실 그동안 많은 페미니스트나 페미니즘의 어떤 기초적이고도 획기적인 출발선에서 다룬 저자의 글은 읽기가 쉽지 않았다.
기존에 페미니즘에 대한 글들을 접해온 경험과는 비교할 수 없는 끈기가 필요한 책이었던 만큼 모두가 함께 그려나가는 세상에서 여성의 주도적인 역할과 그 밑바탕에 뿌리 박힌 고정관념과 인습을 헤쳐나갈 때 미래는 보다 원활한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겠다는 의미로 다가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