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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_ 돈과 기름의 땅, 오일샌드에서 보낸 2년

 

 

캐나다 출신 만화가 케이트 비턴이 직접 겪은 경험담을 그래픽 노블로 녹여낸 작품-

 

 

캐나다 동부 해변마을 출신인 저자는 문과 전공으로 졸업했지만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의 한계와 학자금금 대출을 갚기 위해 서부의 앨버타 오일샌드 광산으로 떠난다.

 

 

 

 

 

고향에 있던 사람들조차도 스스로 떠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알려진 그곳에서의 2년간의 생활상을 담은 이 책은 당시 2005년도부터 2년 간 몸 담아왔던 그곳에서 일한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주를 이룬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의 수가 적은 곳, 무수히 자신을 향하는 남성들의 호기심과 성적 농담이 담긴 말은 다반사요, 위험한 작업인 만큼 떠나고 신입이 들어오는 횟수가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거대한 오일 회사의 주도로 이뤄진 석유채굴 과정에서 좀 더 높은 임금을 원했던 저자의 일자리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환경적 제한들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고립된 채 오로지 일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외로움, 스스로 이를 이기기 위해 마약과 가까울 수밖에 없는 주변부 일들은 최악의 일터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그곳을 시원하게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자본주의란 체제에서 가족부양을 위해 일해야 만 하는 책임감과 더불어 남성 수와는 차이가 현격히 나는 여성직원을 대하는 방식에서부터 시작된다.

 

 

 

 

 

같은 캐나다인이라도 출신지에 따라 다르고 타국에서 일하러 온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 여성을 두고 그들 나름대로 농담이라고 하면서 내뱉는 말속에 담긴 여성 혐오와 편견은 그녀에게 아픈 트라우마 사건들까지 겹쳐지는 일들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본토박이 원주민들이 석유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받고 있는 실정과  야생동물들의 피해,  노동자 숙소에서 벌어지는 여성이 느끼는 위기들은 그 느낌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생존을 위해 힘들지만 해야만 하는 노동의 열악함과 생존율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묘사와 관계는 한컷 한컷에 담긴 그 당시 저자가 겪었던 아픔이 들어있고 거대 회사가 가진 위력 앞에 당시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던 제도의 허점들을 드러낸다.

 

 

비단 저자가 겪은 일이 캐나다에서만 일어났다고 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이 원하던 전공분야를 살리지 못한 직업의 한계성과 현재 가장 필요로 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를 미뤄야만 하는 상황들은 오늘날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함께 보는 듯했다.

 

 

여기에 환경오염이란 수식어를 연일 입에 내릴 수밖에 없는 석유회사의 채굴현황들은 그녀가 오일샌드와 그 외 일들을 전전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음을, 테일링 연속에 빠져 죽은 오리들을 보며 진정한 해결책에 대한 것은 찾지 않은 회사의 정책(한순간 눈가림), 퇴직하는 순간에도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부분은 저자의 여러 시선들을 교차하면서 들려주는 책이다.

 

 

 

 

젠더, 환경오염, 야생동물 보호, 힘든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를 위한 개선책들과 생존율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그래픽 노블-

 

 

 오로라가 있는 곳이란 그곳이 정 반대의 현장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줌으로써  이 책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오일 샌드는 지구 어느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필요함에도 씁쓸함을 지울 수 없게 한 책, 그녀가 작가후기에서 전해준 말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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