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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어 줄게

 

 

 

딸과 엄마 사이는 친구 같으면서도 때론 의견차이로 인해 다툼을 할 때가 있다.

 

 

품 안에 자식이란 말이 있지만 그럼에도 자식들이 생각하는 부모와 부모가 자녀를 생각하는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귤의 맛' 이후 신간으로 만나본 '네가 되어 줄게'는 모녀 사이라면 많은 공감을 살 것 같다.

 

 

2023년도의 14살의 강윤슬과 엄마 사이는 청소년기를 거쳐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사실적 대화가 눈길을 끈다.

 

 

하교 이후 침대에 눕기보다는 옷을 갈아입고 씻는 것을 원하는 엄마, 매사에 정도에 어긋난 것을 보지 못하는 빡빡한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윤슬의 시선은 어느 날 엄마가 14살이던 1993년으로 돌아간다.

 

 

엄마 또한 딸의 뭄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영혼 체인지와 시간의 변화를 거쳐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그린 내용들은 딸이 실제 엄마의 학창 시절을 경험하고 엄마가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를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돌발적인 행동들, 여기에 자신의 실체를 알아본 이모와 나눈 대화 장면들과 친구들과 함께 했던 과정들을 직접 겪으면서 엄마를 이해하는 진행으로 흐른다.

 

 

엄마 또한 겉으로 보기에 딸에 대한 불만스러운 행동과 말들을  중심으로  대화를 시도했던 점들이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된다는 역지사지의 대치되는 설정 구도는 엄마를 이해하고 자식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1990년대 학교를 다녔던 분들이라면 매점과 떡볶이, 축제, 그 시절 유명해던 가수의 노래와 노랫말에서 가슴이 찡하게 다가오는 의미를, 2023년대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의 입장이라면 우리의 부모가 이런 시절들을 겪으며 학창 시절을 지내왔구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나이를 먹으니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알게 되더라고. 예지력이 생긴다는 게 아니라, 데이터가 쌓이고 재조합되면서 과거의 일들뿐 아니라 미래의 일들도 그냥 알게 돼. 의미를 몰랐던 일들을 뒤늦게 깨닫고 나면 과거 어느 지점에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도 하고." - p 113

 

 

 

부모 또한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대화의 열린 창이 부모 위주보다는  자녀들의 방식을 이해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과 두 모녀가 나누는 대화는 여전히 투닥거리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커짐을 느껴볼 수 있게 다가왔다.

 

 

 

시대가 바뀌고 부모 세대가 자라온 환경과 지금 청소년들의 자라는 환경이 달라졌지만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치 않는다는 사실, 연륜이 쌓인 어른들이 들려주는 문장처럼 마음속에 다가온 구절들이 많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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