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후더닛의 제왕이란 별칭이 붙은 에드워드 D. 호크가 쓴 단편집인 이 책은 단편의 대가답게 총 12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편이 주는 이제 막 본 궤도에 오를 때 즈음 빠른 결과로 이어지는 특성상 장편을 선호하는 분들에겐 아쉬움을 느낄 수없을 만큼 상상력의 이야기꾼을 만났다는 것을 느낄 것 같다.
전직 의사로서 은퇴한 샘 호손 노인이 자신이 해결했던 사건들을 회상하며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 이야기들은 우선 소재의 기막힌 선택과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퍼즐형식의 즐거움이 놀랍게 다가온다.
한편도 아닌 열두 편의 저마다 다른 이야기 구성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샘 호손이란 캐릭터의 활약도 그렇고 편집자로서 엘러리 퀸이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는지를 느껴볼 수 있다.
완벽한 퍼즐 미스터리 구조라서 읽으면서 깜짝 놀라게 되는 사건들의 기묘함, 그런 기묘함 속에 논리적인 추리력을 발휘하는 샘 호손이란 주인공이 만일 의사란 직업을 갖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 매력을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주 삶과는 연관성이 없는 사람들이 전혀 반대의 취미나 제2의 직업을 갖는 것을 보면 호기심과 매력을 갖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샘 호손의 장점은 십분 이런 사건 해결 부분에서 더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깜짝 놀랄 반전과 함께 마무리되는 것도 추리소설이 지닌 재미, 사건 전체를 들여다보면 별것 아닌 사건임에도 어떻게 맛깔스럽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읽는 즐거움이 다르기에 작가가 만든 양념으로 적당히 버무려진 이야기는 일단 이 작품으로 한 입 맛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단편만이 주는 짧은 이야기란 구성에도 불구하고 불가능 범죄라는 추리소설이란 장르의 격을 높인 작가의 작품, 매 사건마다 도전하는 샘 호손 박사의 활약이 다음 편에선 어떻게 그려질지 더욱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