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들의 애환을 통한 추리 미스터리물을 쓰는 작가, 이케이도 준의 작품은 이번엔 도시와 떨어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가인 미마 다로는 취재차 들른 아버지 고향인 하야부사의 매력에 빠져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이사를 온다.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렇듯 서로가 친밀하게 정을 나누는 곳이라 그 또한 마을 자치회에 참석했다가 마을 사람들 권유로 마을 소방단에 가입하게 된다.
소방서가 거리가 멀기에 마을 자치 자경단 개념처럼 만든 소방단은 마을에 봉사활동을 비롯해 소방 활동을 겸한다.
유비무환으로 만들어진 소방단, 그렇지만 마을에 연쇄방화가 일어나고 마을 청년의 주검은 살인인지 사고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연쇄방화와 살인사건은 다로가 사건 해결을 위해 추적하면서 누구를 믿고 배신을 했는지에 대해 밝혀내야만 하는데...
역시나 저자만의 색깔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배경만 시골로 옮겨왔을 뿐 그간 그가 출간한 작품들 내용을 생각한다면 이 작품 또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분별한 행동과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실행하는 자들을 통해 사회의 비판적 눈길을 담아낸다.
태양광 사업이 자연환경을 위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이런 계획이 자연을 위한 일인지에 대한 저자의 다른 시선을 담은 눈길은 이를 설치하기 위해 또 다른 자연경관을 헤친다는 반대의 의견을 담아내고 있어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여기엔 작은 마을의 노년층 인구가 대세인 일본의 현실이 비단 이 나라만의 모습이 아닌 우리나라의 지방 소도시 속의 작은 마을을 보는 듯했다.
젊은 층들이 도시로 나가고 남은 이들은 고령층에 속하는 어른들이 많은 현실, 그 현실 속에서 노인들에게 좋은 말로 사기를 벌이는 행동들의 이면에 도사린 어두운 현실은 씁쓸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방화사건 속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도 작가 나름대로의 리듬을 타며 읽는 재미도 있고 여기에 마을에 감춰진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 또한 무섭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어 그만의 추리소설로써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