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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굴

소싯적 그 당시 읽었던 카프카의 문학들은 뭔지 모를 난해함, 모호함, 그렇다고 한번 손에 잡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아야겠다는 이끌림 때문에 저자를 떠올리면 양가의 감정들이 든다.  이번에 빛소굴에서 출간된 '성'을 만나는 기분은  뭐랄까?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소식을 가끔씩 접하다가 바로 얼굴을 맞대고 만났다는 느낌들이 밀려왔는데 아무래도 그의 '고독의 3부작' 중 가잘 그를 대변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토지 측량기사 K라는 인물이 성 아래에 있는 마을에 도착해 여관에 들르고 성 관리인의 아들로부터 백작의 허락 없이는 마을에 머물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자신이 온 목적을 말해도 착오가 있다는 말을 들을 뿐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모호하다.  다음 날 다시 성으로 향하는 K는.. 더보기
방앗간 공격 19세기 프랑스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에밀졸라-  국내에 출판된 작품들이 루콩- 마카르 총서를 중심으로 엮은 방대한 이야기부터 실제 역사 사건의 쟁점에 있었던 일에 자신의 생각을 쓴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번에 마주하게 될 작품집들 또한 그만의 색채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집들은 장편소설이 아닌 단편 선집 구성으로 다섯 편의 작품을 보인다.  '방앗간 공격', '나이스미쿨랭', '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 '샤브르 씨의 조개', '수르디 부인'으로 선보인 작품들 내용은 배경 묘사 자체부터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특성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렸다는 점에서 읽는 내내 실제 그 당시의 생활상 모습이나 풍경이나 사물들에 담긴 하나하나의 세밀함이 돋보인다.   .. 더보기
바질 이야기 누구나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해야 할까?  피츠제럴드가 그리는 주인공 바질 듀크 리는 바로 작가의 분신이자 당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습처럼 그린다.  총 9편의 단편들을 통해 청소년 남자아이들의 성장을 그린 작품 속 내용에서 바질은 미국 중서부 출신으로 동부 뉴욕의 기숙학교로 옮긴 후 이전에 자신이 그토록 자신만만하고 오만했던 성격이 다른 아이들과 섞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이는 위대한 게츠비를 연상케 한다.  가난한 집안 출신의 아이란 점과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처음으로 맛본 열등감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좀 더 높은 곳으로 향한 야망에 취한 모습이 프뤼퀄처럼 다가왔다는 것 외에도 작품 속 바질이 보고 느끼는 주류 사회계층의 모습들을 통해 저자는 기존의 문학에서도 보인 바 있.. 더보기
닉 애덤스 이야기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문호 헤밍웨이가 남긴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캐릭터를 통해 단편집이 주는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신작이다.  빛소굴 세계문학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선보인 이번 작품 속 내용은 헤밍웨이의 유년부터 중년기까지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분신처럼 여겨지는 등장인물 '닉'을 통해 인생에 관한 면면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점이라 뜻깊다고 할 수 있다.  1부에서 북부 숲에서 삼촌과 아버지가 낚시를 간 사이 세발의 총성을 통해 혼자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장면과 인디언 마을에서 출산을 돕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생명에 대한 태어남과 자살을 계기로 본 죽음의 관계를 생각하는 닉의 마음은 트라우마를 겪는 이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게 하며 이로 인해 아버지에게.. 더보기
정신과 의사 국내에서는 이름이 다소 낯선 작가이자 출간된 작품이 많지 않지만 이미 유명한 작가들인 살만 루시디를 비롯해 수전손택, 우디앨런이 좋아한다고 알려진 저자의 단, 중편으로 구성된 선집이다. 총 5편의 작품들은 인간들의 본능과 욕망, 이성과 광기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학과 아이러니를 표방하며 보여주고 있다. 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 점쟁이의 말을 믿는, 아니 믿고자 하는 희망 섞인 감정은 들통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달콤한 말로 들리지만 이는 결국 자신들의 욕망이 이성을 앞서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결과는 끔찍함을 드러낸다. 또한 이것이 분명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말로써 의지 실천을 드러내고 보고자 했던 '회초리'의 다이망은 또 어떤가? 양심의.. 더보기
뜨거운 피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한 이후 유산을 하나둘씩 팔아 이제는 거의 가진 것 없는 늙은이로 홀로 살아가는 실비오- 가까운 곳에 사는 사촌인 엘렌 부부는 자신의 자식인 딸 콜레트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 콜레트는 잉꼬부부의 대표인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동경하며 충실히 살 것을 생각한다. 2년의 세월이 흐르고 자식 낳고 잘 사는가 싶던 콜레트에게 남편 장이 다리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인지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콜레트는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살게 된다. 작가의 이력이 홀로코스트 당사자란 사실과 그녀의 사후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드라마틱한 부분도 그렇지만 자신의 삶의 여정을 그린 것처럼 생각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빗나간 소설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좁은 시골구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