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기본적인 것 중에 하나인 교통, 숙소예약, 식사는 물론 도착지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한 목적에 따라 동선은 달라진다.
여기엔 방문하고자 하는 곳의 가장 기본적인 역사를 통해 그곳이 품고 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할 수 있기에 이 책을 접하는 기분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동안 꾸준한 시리즈로 만났던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에서 11번째 이야기로 만나보는 것이 '안동'이다.
'안동'이라고 하면 절로 떠오르는 것이 양반, 유교, 항쟁투사, 하회탈, 전통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란 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동화작가이자 역사 소설가인 권오남 님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에 대한 다양한 볼거리와 역사적인 흐름들은 '안동'이란 이름의 유래 탄생에 이르는 첫 포문의 글이 흥미를 이끈다.
현재 안동은 안동시(10동)와 1읍(풍산읍), 13면(길안면, 남선면, 남후면, 녹전면, 도산면, 북후면, 서후면, 예안면, 와룡면, 일직면, 임동면, 임하면, 풍천면)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생각보다 큰 고장이란 것을 알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고인이 되신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한 일정 중 한 곳으로 기억된다.
실제 안동의 역사를 깊이 들어가 보면 한국의 역사와 함께 한 산 증인으로서의 자리매김은 물론이고 여기에 그 고장이 품은 자연풍광에 어울리는 건축의 묘미와 고택들의 사연, 안동소주와 안동 간 고등어의 유래, 석빙고, 그리고 하회탈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전래동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특히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를 사진에서 보니 더욱 반가웠다.)
불교의 영향이 깊은 고장에서 기독교의 전래와 각 유명 서원들이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유교의 산실인 안동에 대한 역사는 현대의 발전 흐름에 맞춰 변화의 흐름들을 보인다.
청포도 시인으로 유명한 이육사 시인에 대한 육사에 얽힌 일화나 264 청포도 와인, 차전놀이를 비롯해 유명한 안동 찜닭, 선유줄불놀이...
어느 고장이나 담고 있는 수많은 전설과 역사 속에 실재하던 내용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은 해외여행과는 또 다른 국내 여행만이 주는 알찬 정보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권정생 선생님의 이야기는 다시 읽어도 뭉클했다.
지금도 어린이의 필수 동화처럼 읽는 권 선생님의 아름다운 동화들의 탄생이 작가의 인생관과 함께 느껴져 그 여운이 더욱 깊게 다가온다.
주위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뒤에서 가산은 물론 딸의 혼수에 이르는 비용까지 독립자금으로 사용한 일들은 '안동'이란 고장이 오늘날 어떻게 조상 대대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많이 체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겉으로 훑어 방문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지역에 대한 역사를 알고 방문함으로써 실체를 마주했을 때의 감흥은 역사 여행과 낭만여행을 느낄 수 있기에 여행의 성격을 달리 만든다.
저자가 이끄는 안동에 대한 면면들을 알게 된 이 책을 통해 언젠가는 안동을 천천히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이라 관심 있는 분들에겐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