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의 시도를 통해 소설의 맛을 그리는 작가 온다리쿠의 작품집이다.
7년여에 걸쳐 쓴 총 18편이 수록된 단편들은 책 제목인 '육교 시네마'를 비롯해서 소재 발굴과 그 안에 담아낸 내용들이 추리 미스터리를 비롯해 호러, 오마주, 판타지, 청춘소설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색깔을 녹여냈다.
첫 번째 작품인 '철길 옆집'같은 경우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연상하면서 작가만의 상상력을 사회적인 현상(무단점유)에 대한 글로 다룬 경우나, SF로서의 미래의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리모트 리얼이란 순간이동을 통해 잃어버린 물건의 실체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이 이야기, 환상, 호러로써 만날 수 있는 아마릴리스 작품, '에피타프 도쿄' 프리퀄로 다가온 '나쁜 놈', 패밀리로 이어진 학생들의 학교와 학생 이야기를 다룬 '보리의 바다에 뜬 우리', 풍경의 소리를 들었던 어린 시절의 회상과 일본 신화 속 전설을 이용한 '트와일라이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오마주한 '측은' 작품은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다른 작품들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독립된 작품으로서 작가의 역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내용들이 많은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을 뽑자면 '악보를 파는 남자', '육교 시네마'다.
어떤 장면을 우연히 스치거나 자주 보게 되면서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그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 '악보를 파는 남자'의 경우 읽으면서 같은 상상을 펼쳤지만 후의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결과는 아! 이런 일도 실제 벌어질 수 있겠구나 하는 반전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요즘 세상에서 빈번한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스마트폰 사용문제부터 음식, 연관성이 없었던 신분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기발한 글이 재미를 준다.
또한 유명한 '봄의 제전'에 대한 틀에 박힌 춤의 원형을 제치고 작가가 그린 홀로 추는 형식을 그린 점은 신선했고 인프라의 고령화 심각현상을 그린 '육교 시네마'는 한 육교에 가면 눈앞에 펼쳐지는 스크린의 화면처럼 과거의 기억들을 생각하게 한다는 내용들이 변화하는 세상의 주된 흐름 속에서도 과거의 향수를 불러냈다.
특히 단편만이 주는 장점들을 고루 접해볼 수 있는 내용들은 뒤편 작가의 후기를 통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사연과 이들 작품들 중 이후에 출간될 작품들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 소개글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들마다 글쓰기 타입이 다르듯 저자가 관찰하는 일상의 묘사 부분들을 잊지 않고 메모하는 습관, 그렇기 때문에 차후 발표될 작품에 대해 미리 언질 하는 듯 다가온 소설들이라 큰 임팩트는 없어도 그만의 글 느낌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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