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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이름 붙이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에 대한 출간소식을 반겼을 듯싶다.

 

 

개인적으로 '믈고기...'라는 책을 접하면서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 검색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쉽게도 국내엔 출간되지 않은 책이란 사실에 나름대로 출간에 대한 기대를 해본 책, 저자가 들려주는 과학의 세계가 시종 흥미진진하다.

 

 

 

물고기... 의 저자 룰루 밀러가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소개한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다루는 분류학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집 뒤에 있던 숲에서 마주친 동식물들과의 친숙함에 이어 과학자로서 과학으로 증명되는 사실들은 옳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분류학에 대한 연구를 해나가면서 마주친 뜻밖의 사실들 앞에 그 자신의 솔직한 생각들을 프롤로그를 통해 들려주면서 왜 그러한가를  풀어놓는다.

 

 

 

우리들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한 개체에 대한 이름을 어떻게 생각하고 지었는지, 본 순간 바로 아!로 대변하는 그 모든 일들이 사실은 태곳적 오랜 시간을 살아온 인간 내에 축적된 '움벨트'란 것을 통해 간직하고 이어져왔다는 것을 시작으로 분류학의 탄생을 시작한다.

 

 

 

 

움벨트- 마음 깊이 느껴지는  자연의 질서에 대한 감각, 태고부터 감지해 왔던 시각을 말한다.

 

 

이렇듯 움벨트가 인간의 삶에 깃들고 많은 동식물에 관한 구분들을 지어 불렀던 것들이  린나이우스(린네)에 의해 최초로 종에 대한 계보가 이뤄지면서 분류학의 태동은 시작됐고 분류학자들은 움벨트에 근거한 것을 토대로 린나이우스를 따라 연구를 하게 된다.

 

 

 

이는 민속분류학자, 미개하다고 생각되던 원주민들,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이름들이 많으며 뇌에 이상을 앓고 있는 환자나 아기들의  예시를 들어 들려준다.

 

 

 

하지만 다윈의 따개비 연구 이후 진화에 대한 변화는 이후 린네의 방향을 뒤집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이후 거듭 발전을 하면서 숫자와 컴퓨터를 이용한 수리 분류학, 분자분류학, 그리고 가장 험악하고 지독히 난폭한 반항아라고 소개하는 분기학에 이르면 우리가 알고 인식한 '물고기의 존재는 없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당장 바닷가나 민물에 사는 물고기의 존재는 물고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미 오래전에 분기학자들이 연구한 진화의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면 물고기는 있지만 물고기란 카테고리란 분류를 통해서 물고기의 존재라고 불러야 할 존재들이 없다고 밝힌 사실들은 일반인들에겐 솔직히 생소하게 다가온다.

 

 

 

저자 또한 분류학에 몸담고 있으면서 오늘날 분류학이란 학문이 과학의 한 분야로 인정받기까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움벨트를 버리기까지 모든 난상들과 비난들이 오고 가는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글을 읽노라면 하나의 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인간의 고정된 생각을 탈피하기까지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결과물의 파장은  우리가 그동안 익히 불러왔던 나방, 파충류, 무척추동물, 얼룩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순간 그동안 종의 계통 가지에 대한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사라져 버린 결과물을 낳았다.

 

 

 

또한   과거 자연질서에 대한 관심사를 두던 일반인들이  전문적인 과학자들에게 일임함으로써 관심 밖의 분야로 나가게 된 원인이 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금도 자연에서 사라지는 멸종위기의 동식물에 대한 경고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결과를 보인다고 말한다.

 

 

 

저자는 과학이란 진보를 통해 우리들 역사에 중요한 부분들을 밝혀낸 학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인간이  지닌 움벨트를 통한 자연과 세계 질서에 대한 관심 또한 중요하단 것을 들려준다.

 

 

 

 

책 속의 내용은 분류학이란 학문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생물진화에 대한 다양한 변화의 흐름과 인식을 통해 각 분파들의 주장과 이에 대한 결과를  보임과 동시에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될 소중한 우리의 '움벨트'를 지녀야 함을 들려주고 있다.

 

 

 

지금은 쇼핑몰에 진열된 물건에 대한 구별능력으로 움벨트를 하고 있지만 잠시 눈을 돌려보면 분류라는 것이 옮고 그름이 없다는 것과 툴에 넣어 생명에 대한 시선을 바라보지 않는, 직접 우리들의 눈으로 바라볼 것을 권한다.

 

 

특히 챕터들 속에 소개된 여러 가지 사례들이 분류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인간이 눈과 만지고 느꼈던 움벨트에 대한 것들이 떠올랐고 진행의 패턴이 '물고기는... 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룰루 밀러가 이 책을 통해 글의 방향성에 대한 영향도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단 느낌과 함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아닌 '물고기는 존재한다'라는 움벨트를 우리들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느끼게 해 준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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