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 2회 수상작가로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저자의 이번 자전적 성격이 깃든 작품의 제목이 고양이 눈이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투르키예의 나자르 본주우를 연상시켰는데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이 제목은 그와는 전혀 달랐다는~~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했던 일레인이란 여류화가가 자신의 작품 전시회를 열게 될 토론토를 방문하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를 교차하면서 다루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래 여자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남자아이들과 더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정도로 성장한 일레인은 아버지가 정착하면서 학교에 다니게 되고 또래 친구인 코딜리어, 그레이스, 캐럴과 함께 어울린다.
그러나 자연과 더 친숙했던 일레인은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규칙이나 관습, 종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었고 이는 코딜리어의 가스라이팅이나 묘한 행동으로 인해 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고민하게 된다.
어른들의 시선에서조차도 자유롭지 못했던 일레인은 같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대하는 대화를 듣고 인지하는 충격과 여자라면 실패와 색색가지 털실 매듭을 손에 들고 다소곳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인식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이런 가운데 학년이 바뀌고 다시 코딜리어와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된 일레인의 반격은 그 위치가 역전됨은 물론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나면서 코딜리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들어주지 않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이 내재된 가운데 밖으로 돌출된 행동이자 상황상 어쩔 수 없었을 점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정작 일레인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코딜리어와의 관계는 이별 아닌 이별이자 다시 만나보길 기대하는 희망으로 내재된다.
이후 그림을 전공하면서 만나는 두 남자 조제프와 존과의 관계는 여성을 대하는 이질적인 당시 사회 속에서 남자들이 갖고 있는 여성상을 드러냄으로써 이별과 이혼의 과정을 거치는 흐름들은 결혼과 출산, 사회에서 직업을 가진 여성을 대하는 시선들로 느껴볼 수 있다.
배경상 1930~40년대 중년여성으로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일레인의 이런 삶은 결혼하면 직업이 없고 나이 많고 결혼하지 않는 여자들은 뭔가 이상하고 비웃을 점이 많다는 구절, 핵가족이란 출산장려자이자 월급에서도 남녀 차이가 있다, 예술이 여성적이란 말로 그 시대를 대변한다.
특히 같은 출산이란 경험을 한 엄마들 모임에서조차도 이런 사회적 반향에 대한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그 안에서도 어울리지 못하는 일레인의 행보는 당 시대를 살아간 여성들이 지닌 우정과 사랑, 결혼, 취업, 자녀양육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인 관습이자 시대적 흐름상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모순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레인이 가장 안정감과 평화를 느끼는 순간이 바로 고양이 눈이란 구슬이란 사실은 인간에게서 받아야 할 인정을 물체에 의존한다는 것, 이는 곧 모든 것들을 결합해 줄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뜻한다.
여전히 딸들을 향한 엄마로서 걱정을 느끼는 부분 또한 자신의 경험을 비춰 동일시하는 우려가 곁들인 점들을 생각하는 장면은 시대를 막론하고 여성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녀가 그린 그림들이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장면처럼 다가온 점 또한 전체 구성상 인상 깊었고 기존의 작품과는 다른 여자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그 세계에서 부딪치며 성장해 나가는 내용이라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