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작가로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이노우에 마기의 새로운 작품들을 만났다.
- “이제부터 당신이 읽을 이야기는 어떤 사건의 한 측면에 지나지 않습니다.”
첫 장의 포문을 열게 되는 위 문장처럼 이색적으로 하나의 사건을 두 개의 추리로 선보이는 방식을 취한 작품집인데 '자매 편'과 '형제 편'으로 나뉘어 출간, 그것도 다른 출판사가 각각 분리되어 출간된 점이 흥미롭다.
출판사 권유는 두 권을 병렬독서로 읽는다면 추리의 별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 바, 세 가지의 사건을 세 자매, 네 형제가 등장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풀이해 가는 형식을 보인다.
우선 독자의 취향대로 읽어도 무방하기에 '자매 편을 먼저 읽었다.
오래전 긴나미라는 지명이 붙은 유래와 함께 닭꼬치구이 가게를 하는 스쿠네 집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 가지의 사건은 교통사고로 죽은 이의 사인이 닭꼬치 구이의 꼬치가 목에 꽂혔다는 사실과 유일한 목격자인 소년의 함구, 여기에 닭꼬치로 인해 사건에 뛰어들게 된 세 자매의 추리들은 작은 동네에서 벌어진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어 학교 콩쿠르 작품을 망가뜨린 현장에 대나무 꼬치로 만든 정(井)이 남은 현장을 통해 누가 범인인지를 밝히는 과정, 마지막으로 미스터리식 미식투어 참가를 한 언니의 행방을 찾으면서 동네의 가게 운명을 맞닥뜨리게 된 사연들까지 자매들의 활약은 물론 친구들까지 가세한 추리방식은 유쾌하면서도 가볍게 그려냈다.
제일 막내지만 독보적인 추리를 하는 모모의 활약은 이 작품에서 가장 뚜렷하게 그려지는데 위의 두 언니들 못지않은 탁월한 두뇌 플레이는 하나의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는 행보와 여기에 차후 남자형제들 편에서 등장하게 될 가쿠타와의 만남은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작은 동네의 상권이 저물어가는 현실에서 부모가 운영하는 닭꼬치 가게를 사랑하고 그 외 주변 인물들의 등장은 사건 해결에 있어 도움을 주거나 힌트를 남긴다는 점,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했음에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은 저자의 의도대로 남자 형제 편에서 다른 방식의 추리물을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던진다.
전작에서 보인바 같이 추리물을 해결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시선으로 다가오게 그렸다는 점은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려지고 있고 사건을 벌인 범인들의 사연들 또한 자신들의 삶에 드리워진 고민들이 들어있어 안타까운 마음 또한 들게 한다.
세 자매의 시선으로 그린 추리물은 이렇게 마무리 지었으니 다른 남자 형제 편은 또 어떻게 다를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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