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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발견 태어나고 죽음이란 절차가  인생의 흐름이란 것을 알면서도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마주할 때만큼 인생에 대한 허무함을 절실히 느낄 때가 또  있을까?  고인에 대한 설명들, 일테면 이미 생명의 혼이 없는 상태로 영면에 들어있다는 표현마저 어떤 교양적인 말이나 최소의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말조차도 사실 직접 그 아픔을 당한 당사들에겐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으로 한동안 자리를 잡는다.   -‘제가 지난주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이 말자체를 그동안 투병 생활을 하던 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저자는 애도의 기간과 그 이후에 상실감에 젖던 순간들을 그리며 우리들 인생에 상실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하는 글들로 이끈다.  인생에서 상실과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을 거치는 동안 저자는 아버지와의 시간을 .. 더보기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_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스릴러계의 고전이란 수식어가 들어맞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  이번에 완간 3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이 출간된 만큼 고전 추리물의 아가사 크리스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시리즈와 비교해 읽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  첫 서막을 알리는 이 작품은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수도사로서 허브밭을 가꾸며 정진하는 캐드펠 수사의 활약을 그린다.   웨일즈 귀더린에 있는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기 위해 웨일즈 태생인 그가 부수도원장을 위시해 동료 수도사들과 귀더린으로 도착한다.   이곳에서 무난히 유골을 인수받을 줄 알았던 그들에게 고장의 귀족인 리샤르드의 반대와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급기야는 리샤르드가 화살에 맞은 채 시신으로 발견이 되.. 더보기
새벽의 셰에라자드 1 _ 분노와 새벽 어린 시절 아라비안 나이트 속 이야기들이 천일야화에 속한 것이고 천일야화를 이끌어나가는 여주인공의 이야기에 점차 빠져 그녀의 목숨을 빼앗지 못한 왕의 모습이란 설정은 동화 속 판타지를 연상시켰다.  이에 관한 천일야화를 새롭게  해석해 전혀 다른 느낌의  로맨스물로 만나게 된 이 작품은 매일 새로운 신부를 맞이하고 새벽이 되면 그녀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호라산의 젊은 왕 할리드와 친한 친구를 그에게 잃은 셰헤라자드가 자진해 궁궐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100명의 여인을 죽여야만 자신의 저주가 풀린다는 왕, 원치 않지만 자신의 저주 때문에 진정한 사랑은커녕 냉혈한으로서 몸에 밴 행동과 말들은 적들이 무수히 쌓인 왕의 태생이 지닌 한계다.   그런 그에게 다가가 친구의 원수를 갚고자 다가선 셰헤라자드가 하.. 더보기
은랑전 SF소설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저자의 신작 단편 수록집-  막연히 가상을 토대로  근 미래의 이야기와 표지 제목인 중국 고대 이야기를 재접목해 새로운 이야기의 SF 이야기로 확장해 들려주는 내용들은 현재 발달하는 과학의 진보된 세계는 어디까지 우리들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고른 내용들이 담겨 있어 눈길을 돌릴 수없게 한다.  첫 이야기에서부터 들려주는 시간의 큰 테두리를 넘어서 미래의 세계를 그려본  '일곱 번의 생일'을 필두로 부성애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핵폐기물에 대한 문제를 함께 보인 '메시지', 그 외에도 중국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도원결의를 통해 다채로운 내용을 보인 작품, 여기에 외계생명체에 대한 불안감과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을 담은 '환생'같은 작품들은 저자의 넓은 창작의 세계를 읽.. 더보기
폐월 ; 초선전 난세에 영웅이 태어난다는 것을 '삼국지'만큼 확연히 보인 작품도 없을터, 그렇기에 무수히 많은 영웅들이 펼치는 세계 속에서 여성으로 등장하는 '초선'이란 인물에 대해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초선 하면 여포가 자석처럼 끌려다니고 그런 둘의 관계를 펼치는 긴장감과 후에 그들의 이야기는 삼국지에서도 유독 인상이 깊이 남는데,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적다는 것.-   여기에 그 아쉬움을 달래줄 박서련 작가가 그리는 초선의 이야기는 제삼자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담담히 풀어낸 인생 이야기로 여성 서사 문학에 또 다른 감흥을 낳게 한다.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에 자식을 타인의 음식으로 이용되기 위해 팔려간 것을 시작으로 도망쳐 거지들 무리에 섞이고 이후 전쟁으로 인해 자사 왕윤.. 더보기
잠긴 방 마르틴 베크 시리즈 8번째 이야기, 이번엔 밀실살인이다.!   15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한 마르틴에게 밀실살인이라고 불리는 일명 '잠긴 방'에서 죽은 전직 창고지기이자  은퇴자인 스베르드의 살인 사건이 맡겨진 가운에 이와는 별개로 은행강도 사건이 벌어지면서 작품 속 내용은 두 가지 사건으로 진행된다.   밀실이란 장치가 그렇듯 범인이 남긴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가운데 제대로 갖춘 살림살이도 없는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경찰 내부의 검사는 과학 수사 단계에서도 뚜렷한 증거물 내지는 그의 주변조차도 실마리를 잡을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은행강도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자의 행방을 통해 그와 연관된  은행털이범들은 누구인지를 추적하는 불도저 올손을 중심으로 콜베리, 뢴, 군나르의  협동.. 더보기
2인조 '홍학의 자리'를 비롯해 한국 추리스릴러계를 대표하고 있는 저자의 신작, 이번엔 2인조다.  감방 동기생인 강도죄로 복역한 나형조, 사기죄로 복역한 김형태가 출소하면서 부촌이면서 돈 많은 사람들을 대상을 타깃을 삼아 다시 한탕을 꿈꾸던 차, 예기치 않게 대포차로 한 노인을 치면서 사건에 발을 딛는다.  자신들의 차가 대포차란 사실에 추궁이 두려워 노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그들은 일단 재개발로 부촌이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이 노인이 가출한 아들과 손녀를 찾아주면 일억을 주겠다는 제안에 솔깃하고 사기 경력을 발판으로 아들을 추적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덤 앤 더머 비슷한 식의 행동과 서투른 그들의 복역 죄가 드러나면서 낄낄대면서 웃게 되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더보기
샤워 결혼 10년 차 맞벌이 부부 이쓰미와 겐시는 각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포장해 먹는 생활과 무난하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영업직에서 일하는 남편이 회식에서 후배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수돗물 냄새가 난다며 목욕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쓰미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도 남편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에서 며칠 씩 목욕을 하지 않은 방향을 이어가지만 더 이상 스스로  참을 수없는 한계에 도달해 샤워를 하면서도  남편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바꿔놓지 못한다.  도쿄가 아닌 시골에서 살아왔던 이쓰미가 어릴 적 물고기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선과 남편의 목욕거부를 동일한 시선에서 생각하는 진행은 가까운 남편이라도 남편 스스로 자신이 겪었던 고충이나 이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의 해소 차원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