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의 자리'를 비롯해 한국 추리스릴러계를 대표하고 있는 저자의 신작, 이번엔 2인조다.
감방 동기생인 강도죄로 복역한 나형조, 사기죄로 복역한 김형태가 출소하면서 부촌이면서 돈 많은 사람들을 대상을 타깃을 삼아 다시 한탕을 꿈꾸던 차, 예기치 않게 대포차로 한 노인을 치면서 사건에 발을 딛는다.
자신들의 차가 대포차란 사실에 추궁이 두려워 노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그들은 일단 재개발로 부촌이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이 노인이 가출한 아들과 손녀를 찾아주면 일억을 주겠다는 제안에 솔깃하고 사기 경력을 발판으로 아들을 추적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덤 앤 더머 비슷한 식의 행동과 서투른 그들의 복역 죄가 드러나면서 낄낄대면서 웃게 되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전개되는 이야기는 진정한 '가족'의 형태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는 작품이다.
가정폭력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들의 가출과 삶의 마지막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박청만 노인이 저지른 그동안의 행동도 밉지만 인간의 가장 나약하면서도 본능적인 삶에 대한 절실한 욕망과 욕구를 아들을 통해 이뤄보려 했던 행동은 용서와 화해란 말이 무색하게 여겨진다.
그렇다고 아들인 박수천은 양심적인 인간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그 또한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된 이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하는 행보와 폭력 트라우마에 갇힌 채 시달린 삶을 살아왔던 엄마의 행동에서는 너무도 현실적인 해체된 가정의 표본처럼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전문적인 강도도 아니고 사기범도 아니었던 그 둘의 조합이 어쩌면 이들 가족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게 하는 작동으로 만들었다는 아이러니함과 극약무도한 범행으로 가기 전의 일말의 양심적인 순수함을 보인 둘의 모습이 약간 모자라면서도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읽는 내내 눈길을 끌었다.
저자는 각 작품마다 사회성 짙은 문제점이나 평범함 속에 보이지 않은 인간의 욕망과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읽는 독자들에게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하는 글을 쓴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또한 많은 여운을 남겼다.
끝까지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두 허당미 넘치는 두 인물의 조합, 그들의 뒤 이야기가 2탄으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다.
-" 이제는 정말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응"
정말 그럴까?, 내 생각엔 아무래도 다시 엮일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