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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포트노이의 불평 각 나라마다 성에 대한 표현과 인식의 차이는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흔히 알고 있는 동양권에서 다뤄지고 있는 '성'에 대한 표현법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교육과 실 생활에서의 행동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드러내야 하는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생활의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인간의 기쁨 중 하나가 동물과는 달리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성생활을 할 수 있다는 데서 동물과 다른 점이란 글이 생각난다.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의 행위를 통해 기쁨과 환희를 느끼며 어쩌면 미래의 내 종족번식의 한 절차의 하나로까지 여겨지는 '성'이란 말에는 이렇듯 여러 가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성'이란 단어 그대로 우리가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아무런 타인이나 환경의 제약에 걸림돌 없이 .. 더보기
패스토럴리아 역시 단편의 거장이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다. 총 6편의 단편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그린 세계는 현실 속의 불협화음과 그런 껄끄러움이 실상은 보고 싶지 않아도 살아가는 인생의 한 이면에 있는 부분이란 것을 그만의 유창한 문장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책 제목인 '패스토럴리아'만해도 그렇다. 테마파크에서 동굴 속 야만인 흉내를 내며 염소를 구워 먹고 '인간 폐기물'을 처리하며 영어 금지, 벌레를 잡아먹는 척하며 살아가는 '나'- 동료에 대한 심사평을 올려야 하는 과정 속에 해고의 불안이 닥치면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입장의 불편함이라니... 그런가 하면 종교에 빠진 여동생과 살고 있는 와중에 자신의 인생이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윙키), 가장 현실적인 백인 저소득층의.. 더보기
신의 왼손 3 너무도 기다렸지 말입니다.^^ 처음 1. 2부가 출간됐을 때만 해도 바로 나오리란 기대감은 1년이 넘어서야 만나니 큰 윤곽은 기억나는데 세세한 장면은 가물가물, 리뷰를 들춰보고 연결되는 대미의 3부의 결말이 정말 궁금했다. - 잘 들어두길. 샤토버 스크랩에 있는 '리디머 Redeemer(구원하는 자)의 성소(聖所)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은 곳이다. 자신의 출생조차 모르는 10살 미만의 어린 소년들이 들어와 일정 나이가 되면 전선으로 나갈 때야 비로소 떠날 수 있는 성소, 주인공 14살의 토머스 케일은 로드 리디머 보스코의 시종으로 학대와 전장폭력에 노출된 채 성장한다. 철저한 고립주의와 개인주의로 키워진 그가 친구 클라이스트, 헨리와 함께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리디머를 죽이고 한 여인을 구하면서 탈.. 더보기
북과 남 타 출판사에서 절판된 책이라 소장시기를 놓쳤던 아쉬움을 이번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보니 감회가 새롭다. 빅토리아 '제인 오스틴'이라 불린 저자의 작품에 대해 이미 공포, 환상 시리즈에 작품이 출간된 것을 알고 있던 독자들에겐 이번 작품으로 더욱 가깝게 느낄 기회가 될 것 같다. 런던 이모 집에서 살던 마거릿이 사촌 이디스 결혼으로 인해 부모님이 살던 곳으로 오지만 국교회 목사인 아버지의 종교적인 회의에 따라 목사직을 접고 남부를 떠나 공업지대인 밀턴으로 정착한다. 남부의 전원적인 풍경과 소박한 삶에 젖던 마거릿은 아버지의 수제자로 공부를 하는 자수성가로 성공한 사업가 존 손턴과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으로 부딪친다. 남쪽에서의 전통적인 가치관에 주를 이루고 주어진 환경에 젖어 살아왔다면 북쪽 사람들이 보기엔.. 더보기
속죄 동명영화 제목 '어톤먼트'의 원작소설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만났다. 영화에서의 두 주인공이 가슴 아픈 사연의 영상미가 작품을 읽으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새록새록 거듭 기억나는 것은 아마도 잊지 못할 아픈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두 사람 사이의 감정 이상이 아닌 전적으로 타인에 의한 이별이었기에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들이 있어도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과 가해자가 느끼는 감정엔 다층적인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에 자기 정당화로 오류를 잡고 넘어가려는 일말의 잘못은 당사자의 용서가 필요함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의 위안마저 갖게 한다. 몽상가이자 소설가를 꿈궜던 브라이어니가 적어도 자신의 잘못을 알았던 그 시점에 오류.. 더보기
트러스트 이 작품에 대한 아마존 평가가 좋았던 걸로 기억하던 차 이렇게 번역 작품으로 만나게 되니 반가웠다. 독특한 구성의 챕터를 통해 1920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그린 작품 속 내용들은 총 네 개로 이뤄져 있지만 결국 한 부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가인 해럴드 배너가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낸 실존 인물인 앤드루 베벨과 그의 부인인 밀드레드 베벨의 이야기를 담은 '채권', 이어 앤드루 베벨이 해럴드가 쓴 소설의 내용을 반박하고자 대리 비서를 통해 자신과 부인에 대해 들려주는 미완성의 자서전, 이 원고를 받아 쓰게 된 노년의 작가지만 당시엔 이탈리아 이민자의 딸로서 비서로 취직한 아이다 파르텐자가 앤드루 베벨의 자서전에서는 밝힐 수 없었던 실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에 밀드레드가 쓴 일기를 통해 '트러.. 더보기
나쁜 페미니스트 대표적인 저자의 책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만나게 된 '나쁜 페미니스트'- 저자의 시종 유머와 적절히 쏟아붓는 말에 포함된 다양한 주장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물론 지금까지 여성이란 자리가 과연 그 자신들이나 후대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제목이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한 저자의 말엔 말 그대로 나쁘다는 뜻이 아닌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본인의 어릴 적 아픈 기억을 꺼내어 솔직하게 털어놓은 부분에선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치유했다는 내용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저자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 속에 페미니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성들에 주어진 상황들이 남성들과 어떤 점과 달리 차별을 받고 잇는지에 대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그 자신이 흑.. 더보기
블랙 핸드 미국이란 태생 자체가 이민자들로 이뤄진 나라인 만큼 각 국에서 저마다 고국을 등지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안고 도착한 이들이라 그 구성원 안에는 필시 악에 뿌리를 둔 자들도 섞여있기 마련이다. 내러티브 논픽션 작가가 그린 이 작품 속 내용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 일명 '검은손'이라 불린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과의 전쟁을 벌인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조지프 페트로시노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다. 초등학교 6학년이 최종학력, 어릴 적부터 그 시대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 생활 전선에 일찍 뛰어들어 구두닦이로 일하면서 뉴욕의 부정적인 힘을 과시한 태머니파의 세력을 일찌감치 터득한다. 환경미화원에서 23살에 최초로 이탈리아 경사가 된 그가 이후 그가 본격적으로 검은손과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