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동네

속죄 동명영화 제목 '어톤먼트'의 원작소설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만났다. 영화에서의 두 주인공이 가슴 아픈 사연의 영상미가 작품을 읽으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새록새록 거듭 기억나는 것은 아마도 잊지 못할 아픈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두 사람 사이의 감정 이상이 아닌 전적으로 타인에 의한 이별이었기에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들이 있어도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과 가해자가 느끼는 감정엔 다층적인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에 자기 정당화로 오류를 잡고 넘어가려는 일말의 잘못은 당사자의 용서가 필요함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의 위안마저 갖게 한다. 몽상가이자 소설가를 꿈궜던 브라이어니가 적어도 자신의 잘못을 알았던 그 시점에 오류.. 더보기
트러스트 이 작품에 대한 아마존 평가가 좋았던 걸로 기억하던 차 이렇게 번역 작품으로 만나게 되니 반가웠다. 독특한 구성의 챕터를 통해 1920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그린 작품 속 내용들은 총 네 개로 이뤄져 있지만 결국 한 부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가인 해럴드 배너가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낸 실존 인물인 앤드루 베벨과 그의 부인인 밀드레드 베벨의 이야기를 담은 '채권', 이어 앤드루 베벨이 해럴드가 쓴 소설의 내용을 반박하고자 대리 비서를 통해 자신과 부인에 대해 들려주는 미완성의 자서전, 이 원고를 받아 쓰게 된 노년의 작가지만 당시엔 이탈리아 이민자의 딸로서 비서로 취직한 아이다 파르텐자가 앤드루 베벨의 자서전에서는 밝힐 수 없었던 실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에 밀드레드가 쓴 일기를 통해 '트러.. 더보기
나쁜 페미니스트 대표적인 저자의 책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만나게 된 '나쁜 페미니스트'- 저자의 시종 유머와 적절히 쏟아붓는 말에 포함된 다양한 주장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물론 지금까지 여성이란 자리가 과연 그 자신들이나 후대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제목이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한 저자의 말엔 말 그대로 나쁘다는 뜻이 아닌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본인의 어릴 적 아픈 기억을 꺼내어 솔직하게 털어놓은 부분에선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치유했다는 내용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저자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 속에 페미니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성들에 주어진 상황들이 남성들과 어떤 점과 달리 차별을 받고 잇는지에 대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그 자신이 흑.. 더보기
블랙 핸드 미국이란 태생 자체가 이민자들로 이뤄진 나라인 만큼 각 국에서 저마다 고국을 등지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안고 도착한 이들이라 그 구성원 안에는 필시 악에 뿌리를 둔 자들도 섞여있기 마련이다. 내러티브 논픽션 작가가 그린 이 작품 속 내용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 일명 '검은손'이라 불린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과의 전쟁을 벌인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조지프 페트로시노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다. 초등학교 6학년이 최종학력, 어릴 적부터 그 시대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 생활 전선에 일찍 뛰어들어 구두닦이로 일하면서 뉴욕의 부정적인 힘을 과시한 태머니파의 세력을 일찌감치 터득한다. 환경미화원에서 23살에 최초로 이탈리아 경사가 된 그가 이후 그가 본격적으로 검은손과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은.. 더보기
내일의 식탁 소설의 첫 문장부터 눈길을 멈출 수없었던 장면으로 다음에 이어질 내용이 궁금해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같은 이름, 같은 연령대, 그렇지만 전혀 접점이라고는 없는 ‘이시바시 유’라는 이름을 가진 세 가정의 모습을 통해 아동학대를 다룬 이야기가 소설처럼 여길 수 없는 현실성이 담긴 내용들이다. 외동아들인 유를 키우는 아스미는 학업성적도 좋고 성격도 좋은 아들, 남편과도 사이가 좋으며, 시어머니와의 사이도 원만하다. 루미코는 프리랜서 작가로 두 아들을 키우는 주부, 사진작가인 남편의 실직으로 인해 가정의 위기가 닥치지만 다행스럽게도 꾸준히 일이 들어와 본격적인 글을 쓰는 일에 매달리게 되고 두 아들의 건사와 가정일을 남편에게 부탁하면서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는 가정의 모습을 보인다. 싱글맘인 가나는 아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