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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2023년도 퓰리처상 수상작이자  현대 미국 생태주의 문학의 대표주자인 저자의 책을 북펀딩을 통해 받았다.

 

 

전작인 '본능의 계절', '포이즌 우드 바이블' (이상 모두 절판)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통해 바라본 인류의 생존과 역사, 페미니즘 문학에 담을 수 있는 많을 것들을 보인 저자가 쓴  이 작품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좋았다.

 

 

 

 

 

이 작품이 찰스 디킨스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작품이라고 알려진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을 오마주한 것이란 점, 배경을 미국으로 옮겨 같은 듯 다른 결의 문학성이 높은 작품을 출간했다는 데에 관심을 두었기에 읽는 내내 문학이 주는 힘에 대해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미구 남부 애팔래치아 산악지대 트레일러 주택에서 십 대 미혼모의 아들로 양막에 쌓인 채 태어난 아이, 멜런전인 아버지를 빼닮은  데몬 코퍼헤드가 주인공이다.

 

 

 

 

 

 

이웃인 페곳 부부와 그곳 손자 메곳과 어울리며 살던 어린 시절부터 그가 18살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일을 그린 이 작품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아버지, 엄마의 재혼으로 양부와의 갈등으로 인한 성장사를 시작으로 그 주변 이웃들의 모습들을 통해 미국의 '힐빌리'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그린다.

 

 

 

엄마의 약물중독 재활로 인해 위탁가정을 전전하면서 겪은 노동과 배고픔, 굶주림, 자신의 유일한 낙인 그림 그리기를 통해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의 격려는 잠시 희망이 비치는 듯 하지만 다시 두 번째 위탁가정과 세 번째 위탁가정인  유소년 미식축구 코치의 집에 동거하면서 데몬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눈여겨본 코치에 의해 미식축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환경을 벗어날 희망처럼 보였던 미식축구는 경기 중 다친 무릎으로 인해 약물중독에 빠지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화려한 전적을 이어나간다.

 

 

 

작품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찰스 디킨스의 작품의 특징인 가난과 배고픔,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살아가는 빈곤이 어떤 고통을 주고 그곳에서 헤어 나오기까지 결코 좌절하지 않는 희망이란 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두루 느낄 수 있는데, 데몬이란 주인공의 성장사를 통해 미국 저변에 깔린 토지 경제의 주를 이룬다고 생각하는 도시와 화폐경제로 이루어진 도시로 나뉜 빈부의 격차, 여기에 빈곤을 물려받고 한 고장을 떠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계층격차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는 미국 내에서 힐빌리라 불리는 빈곤의 삶을 살아가는 백인 저소득층 사람들의 경제적 여건의 현황과 약물 남용과 약물을 사고 되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죽음과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의 가감 없는 묘사, 위탁가정에서 아동노동 착취의 모습(담배),  데몬이란 인물과 그 저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미국 내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특히 이 작품에서 보인 위의 배경 외에도 그들이 왜 이런 환경을 벗어날 수 없는지에 대한 문제점들을 직시한 존 이모와 토미의 발언들, 인종차별과 흑백갈등, 성소수자들, 체로키 인디언들의 삶, 여성들이 한계로 느낄 수밖에 없는 직업에서 오는 멸시들이 고스란히 보인 점은 한 소년의 성장사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점과 그 울타리를 넘어선 거대한 정치적인 문제점과 사회적인 관심에 대한 시각을 촉구했다는 점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들을 던지게 한 작품이다.

 

 

 

미국 내에서 이러한 현 상태에서 데몬이 겪고 자란 환경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는데, 저자가 시종 이런 무거운 분위기를 저자만의 필치로 잠시 쉴 틈을 주고 다시 이어지는 글 진행이 시종 몰입을 할 수밖에 없는 긴장감을 보여준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 좀 더 힘을 내보자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장면들이 정말 많았고, 겉으로 보는 그들의 삶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시선에 대해 독자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적어도 그들에겐  내면에선  살아보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많다는 사실과 이를 간과한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언의 말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 균형있는 시각으로 그린 부분과 여기에  데몬이란 인물이 자신의 삶에서 어디로 중심을 잡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지어가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선 일찍 철이 들어버린 어린아이의 한 부분이라 마음이 아프게도 다가왔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선을 정해 자신의 인생의 방향키를 쥔 데몬이란 인물, 그렇다고 영웅적인 승리자의 완벽한 모습이 아닌 한 발 한 발 두려움을 헤치면서 자신이 거쳐온 그 많을 길을 통과하며 회상하는 장면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의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생의 모습과  데몬이란 인물을 통해 저자가 그린 그의 인생은 앞으로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햇빛을 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작품 중간에 찰스 디킨스를 오마주한 한 부분들이 있어 읽는 내내 저자의 뜻을 담아낸 것 같기도 하고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문학이 주는 감동과 그 뒤에 살포시 얹힌 희망이란 단어를 뇌리에 새겨 넣지 않을까 싶다.

 

 

 

 

800페이지를 넘는 두께지만 좀체 손에서 놓을 수없는 작품,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작가는 말한다. “어두운 곳에서 매일 배고픈 채 깨어나는 아이들, 가난과 고통의 알약에 가족을 잃고, 담당관은 계속해서 그들의 서류를 잃어버리며, 투명 인간이 되었거나 투명 인간이 되고 싶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너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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