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사실에 대한 반전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상상력을 토대로 한 작품들이 의외로 많다.
만약~ 이란 설정에서 출발해 정말 이대로 실행이 됐더라면 오늘날 역사는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아마도 조선왕조 역사를 생각해 보면 반정의 역사와 무수한 당쟁의 시대를 한꺼번에 바꿀 기회가 있다면 좋았겠단 생각도 드는지라,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대리만족을 느낀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낸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은 시대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내용은 수양대군의 손자와 김종서 장군의 손자가 한날한시에 절에서 태어난 것을 시작으로 왕좌의 난을 그린다.
역사에는 수양대군의 두 아들이 일찍 요절했으며 정식으로 차기 왕세손 지정자는 월산대군 이어야 했다.
헌데 의외의 인물인 동생 자을산군이 한명회의 정치계략으로 차기 왕으로 지정되는, 그 사연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상상력을 덧댄 흐름들이 긴박한 스릴과 천륜에 대한 결정과 자신의 과오가 후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단 생각에 괴로워하는 수양대군의 모습을 그린다.
충직한 부하 철이 김종서 손자를 구출하고 도율 스님에게 맡기면서 점차 성장하는 신우, 언제 자신을 차기 왕좌에 오를 자로 지정할지에 대한 기다림과 초조함을 견디며 왕가의 자손으로서 살아가는 현(월산대군), 여기에 한명회의 딸이자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험난한 길에 스스로 뛰어든 여인까지 세 명의 삼각 로맨스와 곁들여 누가 진정한 왕좌(국본)의 자리에 오를 것인지를 그린다.
이 작품은 드라마로 나와도 좋을듯한 몰입도와 상상이란 날개를 걷어내고 실제 역사 속에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한 비밀의 장을 보인듯한 부분을 반전이란 장치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진 자들의 선택 과정이 어떻게 보일지 내내 궁금증을 유발한다.
조상에 대한 복권을 기대하며 스스로 자중하며 살아온 자신의 운명을 통해 클라이맥스에 이어진 신유의 외침은 독자입장에서 후련함과 동시에 성군의 자질은 무엇이며 수양대군이 자신의 의지를 꺾고 단종을 보좌했더라면 더욱 좋은 성군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도율의 말처럼 신우의 운명이 현을 모셔야 할 운명이라면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여인으로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며 행동으로 나선 혜주의 모습 또한 조선 초기의 여인네들을 대표로 한 모습처럼 보여 당차다는 생각도 들었고 역성혁명의 길이 무릇 인간의 탐욕과 욕망에서 비롯된 출발점인 만큼 신우와 현의 만남이 운명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이지만 그 토대 위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해 그린 작품인 만큼 허구와 실체의 교집합 조화가 잘 어우러진 소설, 재밌개 읽은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