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처에서 벌어지는 전쟁으로 인한 소식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너무도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져 올 때마다 그 아픔들을 겪은 이들에 대한 연민은 말할 것도 없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2017년 표제작 [빛의 호위]를 장편으로 다시 풀어낸 이 소설은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준 사람들의 릴레이식처럼 보인 여정이 한 편의 다큐처럼 보이기도 한다.
칠 년 전 다큐 감독 인터뷰로 만난 동창생 권은 이 시리아 현장에서 다리 한쪽을 잃게 된 사연을 알게 된 승준은 자신이 준 카메라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긴다.
이제는 지유라는 한 아이의 아빠란 자리가 진 무게, 여기에 굳이 우크라이나 여인과의 인터뷰에 대한 소식을 접한 아내 민영이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들이 상충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여기에 권은 이 살마와 애나의 연결고리가 된 것은 또 하나의 기적처럼 다가오는데 이러한 일들의 관계성은 기존 저자의 작품에서 다뤄온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게 한다.
나의 작은 손길 하나로 하나의 작은 원이 큰 원으로 이어질 때 벌어지는 관계성 회복은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반대되는 입장과 그런 입장조차도 나중엔 이해하게 되는 과정들이 삶에 대한 숭고한 정신과 그런 일들을 겪는 이들에겐 정말 소중한 희망의 빛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승준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이 권은 에게 큰 일로 닥쳐온 계기가 된 일로 생각될 수 있지만 권은 에겐 그 카메라가 자신을 살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문장은 서로의 입장이 다를지라도 받아들이는 자에겐 일말의 큰 빛이란 사실이 잔잔하게 다가왔다.
이는 살마나 게리 앤더슨, 로먼 마이어, 알마 마이어, 나스차 또한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정적인 흐름 속에서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며 권은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는 작은 선의가 어떻게 큰 선의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인 부분과 두 사람의 관계가 카메라로 시작해 지유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각박하고 무서운 현장들이 있지만 여전히 살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