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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흉인저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에 이은 세 번째 신간 작품이다. 전작의 주인공들인 하무라와 겐자키는 전 작품에서 등장하는 마다라메 기관에서 행하던 연구자료를 가져오기 위해 두 사람에게 함께 동행해 줄 것을 부탁한 연구기관의 사장 나루시마의 의뢰를 수락한다. 그들은 나루시마와 그가 고용한 용병들과 함께 폐허가 된 테마파크 안에 있는 흉인저라고 불리는 건물에 들어서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후기 박사를 위협, 그가 안내한 곳으로 도착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마주치면서 탈출구가 막힌 상태로 갇히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서로 흩어져 도망치던 중 겐자키는 거대한 거인인간과 가까운 곳에 은신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후기 박사에 이어 관리인, 용병들 일원들이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데 과연 그들은 이곳을 탈출할.. 더보기
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다큐 프로를 접할 때 가장 근접하게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남극과 북극이다. 실제 여행상품 자체도 흔하지 않고 참여하고자 하는 희망 여행일지라도 계절의 변화를 인식해 기간에 맞게 근거리에서나마 볼 수 있다는 곳인 만큼 아마도 지구상에서 최후의 청정지역이며 인간의 손이 그나마 묻지 않은 곳 중 한 곳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자 자격으로 동료들과 남극에 발을 디딘 저자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읽는 동안 내내 남극의 희다 못해 푸른빛을 띠는 색채가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육지와 가장 가깝다고는 하지만 1,000킬로미터쯤 떨어진 남극 대륙이란 곳은 이미 많은 나라들이 기지를 세우고 연구에 몰두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문명의 혜택을 많이 누리.. 더보기
그 많던 나비는 어디로 갔을까 요 근래 집 주변은 물론이고 예전처럼 흔히 보던 나비들의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잠자리나 매미도 창가에 날아다니거나 울음소리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이 시대에 저자가 몸소 체험한 내용은 마치 나도 함께 여행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환경운동가이자 생태학자인 저자가 자전거를 타고 북미에서 '제왕나비'라 불리는 나비의 대이동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는 무려 264일 동안 멕시코, 미국, 캐나다를 돌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들려준다. 1년 동안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함께 찾아 나선 제왕나비- 사진으로 본 제왕나비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환경생태에 따라 스스로 체온이 변하는 외온 동물의 특성을 갖게 된 모습은 모든 종들의 적응력에 대한 이야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점차 해마다 숫자가 줄어들면서 각 나라마다 .. 더보기
폭포의 밤 일본 문학상 그랜드 달성이란 기록을 갖고 있는 저자의 신작이다. 전작인 '절벽의 밤' 이후 오랜만에 후속작으로 만나게 된 이 작품 또한 독자들을 사건의 현장에 참여시키는 이른바 독자 체험형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다. 일명 '안된다' 시리즈로 불리는 작품 속 제목들과 연관된 이야기는 모란꽃을 주 재배하는 지역인 미고오리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과 사건을 통해 총 4편의 이야기가 독립적이면서도 연작처럼 이어지는 구성으로 이뤄진다. 실종된 언니의 행방을 알기 위해 나서는 모모카의 사연과 산장지기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첫 번째 '묘진 폭포에서 소원을 빌어서는 안 된다'부터 마지막 '소원 비는 목소리를 연결해서는 안 된다'에 이르기까지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다시 조연처럼 사건과 연관이 있.. 더보기
마지막 거짓말 - 이 게임의 목적은 거짓으로 상대를 속이는 게 아니라 진실로 상대를 속이는 것이다.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이 문장으로 시종 내내 눈길을 뗄 수 없었던 작품, 뒤통수 제대로 맞은 느낌이라 작가에 대해 다시 한번 이력을 살펴볼 정도로 인상 깊었다. 13살의 에마 데이비스가 일명 '부자 년들이 가는 캠프'에 가면서 만난 세 명의 언니들의 실종, 그것도 한 오두막에서 같이 생활하던 그들이었기에 에마가 성장하면서 겪는 트라우마는 내내 정신병에 시달리는 결과를 낳는다. 이후 화가로서 다시 재개한 그녀지만 그 사건에 대한 의문들, 결정적으로 그녀 자신이 진실에 대한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전개가 과거와 15년 후인 현재를 오고 가며 사건의 흐름을 그린다. 해리스 화이트 가문의 소유인 미드나이트 호수가 있는 나이.. 더보기
어머니를 돌보다. - 병든 부모를 돌보는 성인 자녀에게는 이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 점은 있겠지만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직면한 문제가 같으면서도 다르기 때문이다. 아직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을 겪지 않은 자녀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상황을 마주할 일이 없을 자녀들, 즉 행운아들에게 이 이야기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p 11 슬픔 중에서 단연코 가장 큰 슬픔은 내 곁에 있는 이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일 것이다. 그것이 상대방과의 어떤 소통에 의한 감정교류가 깊다거나 그렇지 않을 때조차도 부재의 현실적인 감각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남는다. 86살의 엄마가 어느 날 이상징후를 보이고 이후 11년 간의 병간호를 언니들과 함께 한 경험을 다룬 내용들은 엄마의 손에 의지하던 한 소녀가 이제는 엄마가 자.. 더보기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사이보그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불리는 저자의 책으로 21년 만에 복간되어 출간된 책- 1978년부터 1989년까지 쓴 10 편의 글을 모아서 출간한 내용들은 저자의 전공을 토대로 한 글은 확장의 세계가 넓다. 철학을 비롯해 문학, 생물학, 동물사회학, 포스트휴머니즘 연구에 영향을 끼친 글들은 현재 사이보그란 명칭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 만큼 여성학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내용들로 이뤄졌다. 성(sex)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 여성은 곧 젠더라는 오류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부터 젠더의 계급화와 이 계급화를 소명해야 하는 이유를 지적한 글등은 지금의 여성학에 대한 발전사는 물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부에 수록된 논문중 원숭이와 유인원을 연구하는 부분.. 더보기
노을 건너기 우주에 나가기 전 자아 안정 테스를 받는 공효의 이야기를 통해 어릴 적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 미래의 언젠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들이 그저 상상이 아닌, 어느 시점에는 이런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니게 한 작가의 글은 이번에도 그 빛을 발한다. 캡슐 하나를 먹고 누운 공효가 그 캡슐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나노 로봇이 뇌로 이동해 AI기술로 어린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설정은 성장하면서 겪었던 공효란 인물의 아픔과 엄마와 단둘이 살던 그 어린 시절의 공효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 어떤 심정일까 궁금하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의 공효는 어른이 된 공효가 바라볼 때 예상치 못했던 고집세고 말이 없는, 그러면서도 엄마와의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자신은 물론 외로운 엄마에 대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