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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시작부터 강렬한 문장으로 시선을 끈 작품이다. 진행되는 흐름이 연신 쫄깃한 두근거림을 느끼면서 읽게 된 작품, 읽으면서도 초반 범인에 대한 지목 대상이 정말 그러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며 추리를 하게 만든 내용들이 영상처럼 흐른다. 강원도 선양군 에덴 종합 병원에서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 연명치료를 거부한 병원장이 살해되는 사건을 토대로 벌어지는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경찰청 강력범죄 팀이 합류하면서 다뤄지는 일을 필두로 과거 15 년 전의 사건과 연관이 되면서 두 갈래의 사건이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지를 풀어나간다. 아버지로부터 고향엔 다시 오지 말 것을 들은 차도진 변호사, 어린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이 왜 지금에서야 그를 다시 과거로 돌아오게 하는지, 정작 그 자신 스스로 죄인처럼 살아갔.. 더보기
녹색의 나의 집 '십이국기'로 유명한 저자의 작품이다. 출간된 작품의 시기를 생각하면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호러물이라고 하니 궁금증이 들었다. 엄마의 돌연한 사고로 인한 죽음과 아버지가 엄마의 친한 친구와 재혼함으로써 집에 안정감을 찾을 수없었던 (사춘기 시절의 감정) 고등학교 1학년 히로시는 독립해 살기로 한다. 전학하기로 한 학교와 가깝게 마련한 곳은 '하이츠 그린 홈'이란 곳이지만 왠지 친근감은 느낄 수가 없고 주변인물들마저 가깝게 지낼 수 없는 분위기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자신의 우편함에 미지의 편지와 그 이후 죽은 동물 사체, 어김없이 걸려오는 전화기 속 숨소리와 이어지는 협박들, 여기에 유치원 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그린 그림대로 사람이 죽는 사건까지 벌어진다. 이미 오래전부터 집에 대한 좋지 못한.. 더보기
기억의 빛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원작소설을 쓴 저자의 작품으로 아마도 영화를 보거나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 대한 느낌 또한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시점인 1945년, 영국의 14살 너새니얼은 부모로부터 일 때문에 누나 레이첼을 남겨 두고 떠나야 한다는 말과 함께 영국에 남겨지고 이들을 보살펴줄 별명이 '나방'이라고 그들 남매가 부르는 세 들어 살던 남자와 함께 살게 된다. 부모가 떠난 후 각자 기숙사에서 살게 되지만 적응을 못하면서 나방의 도움으로 다시 집에서 통학하게 된 남매는 여전히 그의 존재가 의심스럽고 그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의 존재조차도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를 찾아온 사람들마다 지닌 자유분방함, 여전히 베일에 싸인 나방의 존재는 그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더보기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수 없이 웃긴 철학책 철학이 주는 위압감은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가 아닌 이상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번에 접한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말끔히 씻겨줬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철학적인 물음과 그 대답을 다양한 관점, 아이들의 시선, 보모의 시선을 통해 두루두루 접할 수 있다는 데서 실생활에서 느낀 일들을 보다 새롭게 시도한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철학은 '왜?'로 시작해 그런 타당한 이유 부분조차도 '왜?'라고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만의 생각들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들이 나누는 주제들은 도덕에 관한 질문부터 시작해 정체성, 인종, 권리, 복수, 처벌, 권위와 젠더, 그리고 진실, 신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주제임.. 더보기
폭탄(爆弾) 말 그대로 폭탄급 작품을 접했다. 매 작품마다 시사성 있는 내용을 통해 추리미스터리물의 남다른 지향을 시도하고 있는 저자의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감은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49세의 밤톨머리, 퉁퉁한 몸, 늘어진 볼에 배가 튀어나온 스즈키라는 남자, 주류 판매점에서 사고를 일으키면서 경찰서에 들어오게 되는데,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10시에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곧 실제 폭발이 일어나고 스즈키는 지금부터 총 3회, 이후 한 시간 후에 다시 폭발이 일어날 것이란 말로 형사들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후 경시청 수사 1과 특수범죄 수사과 기요미사와 루이케가 투입되고 본격적인 취조가 시작되며 실실 웃는 모습과 아홉 개의 퀴즈를 통해 폭탄이 숨겨져 있는 장소를 맞춰.. 더보기
하야부사 소방단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통한 추리 미스터리물을 쓰는 작가, 이케이도 준의 작품은 이번엔 도시와 떨어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가인 미마 다로는 취재차 들른 아버지 고향인 하야부사의 매력에 빠져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이사를 온다.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렇듯 서로가 친밀하게 정을 나누는 곳이라 그 또한 마을 자치회에 참석했다가 마을 사람들 권유로 마을 소방단에 가입하게 된다. 소방서가 거리가 멀기에 마을 자치 자경단 개념처럼 만든 소방단은 마을에 봉사활동을 비롯해 소방 활동을 겸한다. 유비무환으로 만들어진 소방단, 그렇지만 마을에 연쇄방화가 일어나고 마을 청년의 주검은 살인인지 사고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연쇄방화와 살인사건은 다로가 사건 .. 더보기
항구의 니쿠코짱! 표지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느낌, 두 사람이 다정히 앉아 등대가 보인 곳에서 바다를 품어 안듯 바라보는 그림이 정겹게 느껴진다. 뚱뚱해서 니쿠코라 불리는 엄마, 실제 이름은 기쿠코지만 이름인들 무슨 상관이랴~ 순박한 성정이 오히려 때 묻은 사람들 때문에 바보처럼 여겨지는 단점이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착하다는 심성은 딸인 기쿠코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품을 이용해 엄마 주위에 맴도는 남자들은 멀쩡한 사람은 없고 오히려 남자들의 빚을 갚아나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이해를 못 할 때가 있다. 자신과는 다르다고, 그저 먹는 것 좋아해서 뚱뚱한 모습을 지닌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는 딸의 입장은 마치 홀쭉이와 뚱뚱이처럼 상대적이지만 어느새 그녀들이 항구 마을에 이사하고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 평범함의 일상이.. 더보기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책방 대표로 알려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었던 저자의 신작이 나왔다. 그간 '최초'란 수식어가 앞에 붙을 만큼 남다른 일을 성취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엔 무엇이 다를까? 살아가면서 무수히 부딪치는 난관, 내가 생각하던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았을 때의 혼란들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부분들이 많은데 30여 년간 일터에서 그 스스로 자기다움을 지킨 질문들과 생각들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 '태도가 경쟁력이다.' 과거 한 직장에서 퇴직할 때까지 몸담고 일한다는 것은 요즘엔 쉬운 일이 아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스템 체제 속에서 낙오될 수 없다는 마음가짐들은 저자가 겪은 경험이나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담아듣는 것은 실제 경험해 본 일을 토대로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