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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카카듀 소설 속의 화자인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실존인물 이경손과 그의 사촌인 앨리스를 주축으로 그려진 작품으로 경성을 무대로 한 점이 근 현대사의 시대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대대로 의관 집안이지만 누구보다도 예술에 대한 의지를 지닌 이경손이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아버지를 찾으러 상해로 이주한 앨리스를 다시 만나고 둘은 종로 관훈동에 끽다점 카카듀라는 카페를 차린다. 그곳에 모이는 여러 예술인과의 만남과 이후 앨리스와 카카듀에 관한 비밀이 드러나는 진행으로 흐르는 이 작품 속 전체를 흐르는 분위기는 당 시대 젊은 예술인들이 고뇌와 방황들이다. 여려 실존인물들의 등장하지만 낯익은 인물은 나운규 일정도 그 시대에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고 잊힌 예술인들을 살피자니 겉으로 보기엔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순리대로 .. 더보기
봄빛 (리마스터판) 2008년도에 출간한 작품집을 새롭게 개정판(리마스터판)으로 읽은 소설들, 가슴 한편에 몽글몽글 뭐라 말할 수 없는 시린 감정들과 함께 모든 작품들이 기억 속에서 한동안 떠나가질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작가가 그려온 작품들의 배경들을 생각해 보면 이 단편집들의 토대가 차곡히 쌓였음을 느끼게 되는데 등장하는 인물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가 녹록지 않음을 다시 느꼈다. 한 폭의 풍경이 주는 그 섬세함의 표현들과 문 밖에만 나가면 바로 마주 볼 수 있는 자연의 조화들은 시대적인 흐름 속에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이들의 청춘과 늙음이 비교되면서 어느 누구의 마음속에라도 시원함이 없는 강물처럼 흘러 흘러 살아왔음을 그려냈다. 빨치산과 여수 14 연대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들이 늙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마음들, 뭔.. 더보기
누굴 죽였을까 반전의 맛으로 큰 충격을 던졌던 [홍학의 자리] 이후 새로운 신작으로 만나게 된 작품- 고교 2학년 18살 세 명의 청소년들인 원택, 필진, 선혁은 삼인방으로 불리며 학창 시절을 보내는 사이, 그들의 아지트라 불리는 숲 속에서 청소년 수련원에 온 이웃 학교 학생을 뜻하지 않게 죽이게 된다. 이후 9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그 사건 이후로 서로가 뜸했던 그들은 원택의 부고 소식을 듣고 다시 만난다. 사기 전과자로 교도소를 출소한 원택이 살해되었단 사실과 그의 입에서 나온 ‘9년 전 너희 삼인방이 한 짓을 이제야 갚을 때가 왔어’ 란 쪽지는 다시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뒤이어 필진의 죽음과 홀로 남은 선혁은 다음 순서는 자신임을 느끼고 공포에 떨게 되고 과연 누가, 왜 이제야 9년 전의 사건을 들고 이런 행.. 더보기
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집인 '기도를 위하여'- 그동안 '잇다'시리즈를 접해오면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이라면 익숙지 않았던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단 사실이다. 단권으로 출간되는 작품으로 만나보기 힘들었던 앞선 시대를 살아갔던 여성 작가들과 현대 여성작가들의 콜라보를 통한 시리즈란 기획은 이번에도 여전히 설렘을 가지게 했다. 왜 소설을 쓰느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쓴다’고 대답했던 김말봉 작가의 솔직함은 자신이 소설가란 직업을 갖고 어떤 자세로 작품을 쓰고 있는가에 대한 자신감과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세 편의 내용을 통해 당 시대에 여성들의 삶과 사랑, 사회체제 변화에 눈을 뜨는 과정들은 소설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웠고 톡톡 튀는 발상이나 유머는 어색함 없.. 더보기
곽곽 선생뎐 쌀 한섬을 가볍게 지탱할 만큼 튼실한 허벅지, 찢어진 눈매의 날카로움, 오뚝한 콧날과 얇은 입술, 햇볕에 그을린 갈색피부를 지닌 검은 두건과 검은 옷을 입은 남자, 그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게 되니 그가 바로 왕의 사냥개인 암행총관 곽곽이다. 왕의 명에 따라 아비의 뒤를 이어 관직을 세습받았으니 그가 왕의 명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법을 어긋나게 행하고 있는 자들을 처벌하는 권력을 지녔으니 당연하다고 할 만한 인물이다. 쥬와 와, 그리고 카락을 중심으로 나라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한 편의 무협지를 연상시킨다. 피가 낭자하게 흐르고 냉철하다 싶을 만큼 결코 용서라는 것을 모르는 자, 그가 구해준 흑도의 도둑 두목인 조근과 같은 혈족이지만 가문에서 쫓겨나고 내수교.. 더보기
황금종이 1. 2 살아가면서 '돈'의 역할은 희비가 교차하는, 저자의 작품을 읽노라니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그동안 꾸준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현재의 모습을 반추하며 읽을 수 있는 이 장편소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와 역할, 특히 정치와 종교 위에 '돈'이 가지는 위치를 더욱 실감 있게 다룬다. 학생 운동권 출신 변호사 이태하를 중심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끌어 나가는 작품은 별의별 사건을 통해 '돈'에 울고 웃는 상황들을 그린다. 자식이 부모를 소송하는 것부터 높은 월세의 허덕임, 병든 노모가 남긴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유산정리를 하면서 부딪치는 형제들, 첩에서 태어난 자식이 재산소송을 건 사연, 남녀 간의 이별이 가져온 사건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 세상은 요지경이요 그야말로 모두가 '돈, 돈, 돈' 그 .. 더보기
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시리즈 8 번째 작품으로 만나보는 작품이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연세 드신 지인분이 계신 댁 전화를 받을 때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을 때가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익숙지 않게 다고 오는 손님, 저자의 이번 작품 내용을 통해 나의 주변을 살펴보게 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이들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엄마의 시한부 선고로 인한 죽음과 그 이후에 남은 자녀들의 이야기, 주인공의 가슴 깊이 다가오는 감정이 내내 마음에 와닿았다. 종교에서 말하는 존재를 인식하는 형태는 우리들 곁에 사라졌지만 정확히 사라진 것은 없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깝게 느껴진다. 동지와 대한, 이어서 우수로 이어지는 계절의 모퉁이에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별 후에 스스로 적.. 더보기
노을 건너기 우주에 나가기 전 자아 안정 테스를 받는 공효의 이야기를 통해 어릴 적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 미래의 언젠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들이 그저 상상이 아닌, 어느 시점에는 이런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니게 한 작가의 글은 이번에도 그 빛을 발한다. 캡슐 하나를 먹고 누운 공효가 그 캡슐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나노 로봇이 뇌로 이동해 AI기술로 어린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설정은 성장하면서 겪었던 공효란 인물의 아픔과 엄마와 단둘이 살던 그 어린 시절의 공효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 어떤 심정일까 궁금하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의 공효는 어른이 된 공효가 바라볼 때 예상치 못했던 고집세고 말이 없는, 그러면서도 엄마와의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자신은 물론 외로운 엄마에 대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