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원한 천국 일명 욕망 시리즈로 불리는 삼부작 '완전한 행복'에 이은 두 번째 신작을 만나본다. 저자의 작품을 읽어온 독자라면 이번 신작에서도 느꼈겠지만 그야말로 본능질주를 이끌어내는 스토리텔링의 맛을 제대로 드러낸 작품이라고 할 것 같다. 처음 작품에 들어가는 문장에서 시작해 점차 빠져드는 배경자체에 깜빡 속아 넘어간 장치적인 구성과 두 가지의 길을 통해 인간이 지닌 본연의 욕망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다. 거대 네트워크이자 이지 빅데이터를 통한 플랫폼인 롤라에서는 개인이 선택한 생애가 끝나야 나올 수 있는 가상의 세계다. 이곳에서 임경주가 스토리텔러이자 프로그래밍 기술자인 해상에게 자신의 의뢰를 제안한 일로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흐름들이 이어진다. 인간이 태어나고 죽는 이치가 세상의.. 더보기 은하계 환승터미널 구멍가게 은하계, 태양계, 지구, 아시아 대륙, 대한민국, 서울시 봉천동 변두리에 터미널이 생겼다. 익히 알고 있는 터미널이 아닌 지구가 속한 44 은하계 환승터미널로 외계인 제38 은하계 연합정부가 합의에 의해 세워진 곳으로 한몫 잡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구멍가게 주인 원동웅 씨는 원대한 희망을 품었으나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여기에 가게마저 한국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외계인들 대상으로 상업을 하게 된 마당에 가게마저 터미널 안에 흡수되어 버린 꼴로 자리 잡게 된 상황, 어이없게도 통역 없이는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처지다. 한국 SF소설의 색다른 유머와 그 속에서 품고 있는 아픈 상처들을 내보인 작품 내용은 시종 괄괄한 버럭 아저씨 원동웅 씨가 각기 다른 행성에서 온 사연을 지닌 .. 더보기 폐월 ; 초선전 난세에 영웅이 태어난다는 것을 '삼국지'만큼 확연히 보인 작품도 없을터, 그렇기에 무수히 많은 영웅들이 펼치는 세계 속에서 여성으로 등장하는 '초선'이란 인물에 대해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초선 하면 여포가 자석처럼 끌려다니고 그런 둘의 관계를 펼치는 긴장감과 후에 그들의 이야기는 삼국지에서도 유독 인상이 깊이 남는데,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적다는 것.- 여기에 그 아쉬움을 달래줄 박서련 작가가 그리는 초선의 이야기는 제삼자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담담히 풀어낸 인생 이야기로 여성 서사 문학에 또 다른 감흥을 낳게 한다.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에 자식을 타인의 음식으로 이용되기 위해 팔려간 것을 시작으로 도망쳐 거지들 무리에 섞이고 이후 전쟁으로 인해 자사 왕윤.. 더보기 2인조 '홍학의 자리'를 비롯해 한국 추리스릴러계를 대표하고 있는 저자의 신작, 이번엔 2인조다. 감방 동기생인 강도죄로 복역한 나형조, 사기죄로 복역한 김형태가 출소하면서 부촌이면서 돈 많은 사람들을 대상을 타깃을 삼아 다시 한탕을 꿈꾸던 차, 예기치 않게 대포차로 한 노인을 치면서 사건에 발을 딛는다. 자신들의 차가 대포차란 사실에 추궁이 두려워 노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그들은 일단 재개발로 부촌이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이 노인이 가출한 아들과 손녀를 찾아주면 일억을 주겠다는 제안에 솔깃하고 사기 경력을 발판으로 아들을 추적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덤 앤 더머 비슷한 식의 행동과 서투른 그들의 복역 죄가 드러나면서 낄낄대면서 웃게 되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더보기 네가 되어 줄게 딸과 엄마 사이는 친구 같으면서도 때론 의견차이로 인해 다툼을 할 때가 있다. 품 안에 자식이란 말이 있지만 그럼에도 자식들이 생각하는 부모와 부모가 자녀를 생각하는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귤의 맛' 이후 신간으로 만나본 '네가 되어 줄게'는 모녀 사이라면 많은 공감을 살 것 같다. 2023년도의 14살의 강윤슬과 엄마 사이는 청소년기를 거쳐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사실적 대화가 눈길을 끈다. 하교 이후 침대에 눕기보다는 옷을 갈아입고 씻는 것을 원하는 엄마, 매사에 정도에 어긋난 것을 보지 못하는 빡빡한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윤슬의 시선은 어느 날 엄마가 14살이던 1993년으로 돌아간다. 엄마 또한 딸의 뭄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영혼 체인지와 시간의 변화를.. 더보기 안티 사피엔스 '뿌리 깊은 나무', '부서진 여름'으로 독자들에게 친숙한 저자의 새로운 신작, 이번엔 SF장편소설로 독자들을 만난다. 챗봇의 출현으로 새로운 시대로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호불호와 여기에 생활전반에서 이미 인공지능이 탑재된 기기로 인한 편리성은 우리들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작품을 대하는 순간 더 나아가 미래의 어떤 가능성에 대한 것을 그려보게 하는 내용들을 통해 장단점에 대한 생각, 여기에 등장인물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이면서도 근미래에 마주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통해 더욱 와닿는다. AI 마인텔 개발자이자 그노시안 수장인 김기찬은 불치병 소식을 알고 치료 연장을 거부, 연구에 매진하게 되는데 그는 자신의 뇌를 실험대상으로 한다. 자.. 더보기 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 두 청소년과 한 마리 개의 공조로 이뤄진 사건 해결과정이라~ 언뜻 떠올려 보면 한 편의 만화처럼 다가오는 구도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평범한 가운데 특이한 조합의 설정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증권가에서 일하던 아버지의 예기치 않은 조기 퇴직과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지방으로 터를 잡은 연재네 가족, 당장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맡기려 애쓰던 중 동네 약사인 김영감이 선뜻 아이를 맡아주겠단다. 이후 중학생이 된 연재는 할아버지가 아닌 김영감이라 부르면서 친할아버지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고 김영감이 키우고 있는 퍼그 꽃순이를 동생처럼 여긴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은 김영감의 죽음과 꽃순이를 키우게 되는데, 이 개가 정말 수상하다. 뭔지 모를 예전의 꽃순이가 아닌 그 느낌은 뭐랄까? 동물인데 .. 더보기 완장 1980년대 후반 드라마로 나왔던 원작소설을 출간 40주년 특별판으로 다시 만나보게 됐다. 한국정서에서 뿜어 나오는 구수한 사투리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아등바등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완장을 팔에 차게 됨으로써 종술이란 인물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당시와 지금이 별반 다를 것 없다고 느낀다면 너무 과장일까? 이곡리 마을에서 이리시 부자인 최사장이 갖고 있는 저수지 감시원으로 종술을 택했던 것은 그의 전적으로 미뤄 이를 역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저수지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있음을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하나의 완장을 둘러찬 것뿐인데 종술이 권력의 주체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저수지 감시를 하는 모습은 운암댁에겐 하나의 불길한 서막처럼 다가온다는 것이고 이후..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