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문학에선 인정을 받지 못하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문학으로서 인정받는 작품들이 있다.
이미 영화나 드라마로도 익숙한 작품들, 특히 여성문학의 발군의 주자들 중엔 당연히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샬롯 브론테를 빼놓을 수 없다.
여성들이 사회적인 진취에 제약을 받았던 시대인 만큼 그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출고하기까지 본명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친한 친구마저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작품인 '폭풍의 언덕'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가난했고 당시 여성들의 삶이 사회적인 관습과 제도에 얽매여 교육이나 아내, 어머니란 존재에서 벗어나 오롯이 한 인간의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했던 주인공들의 모습은 필시 이들 자매들의 문학 속에서 그녀들 스스로가 여성들을 대표해 그린 모습들이란 생각은 나만이 아닌 이들의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수긍하지 않을까?
'제인에어' 속의 제인도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사랑을 쟁취했고 '폭풍의 언덕'의 여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사랑도 인정받지 못하던 시대상의 사랑을 표현했다는 것은 수동적인 여인의 삶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각기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전 작품을 대할 때 작가가 살아왔던 시대의 배경과 사회의 관습과 제도들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이들 자매들의 작품들을 대할 때면 지금 생각해도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는 데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것이 비록 당시엔 문학 작품으로써 인정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누군가 이미 선발주자로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이들 자매의 작품들은 오늘날 꾸준히 독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p.141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가 되겠다고 꿈을 꾸었다는 문장이 이들 자매들의 희망이었음을, 격리된 사회 속에서 자신들의 창작 에너지를 간직하며 작품을 내놓은 삶 자체에 우리들은 감사해야 할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작품 속에는 유일하게 당시의 생활상인 빅토리아 시대 130여 점의 삽화와 일기와 편지들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타 작품보다 이들의 문학세계를 더 자세히 알아볼 수가 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의상들도 그렇지만 마치 한 편의 작가들 라인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처럼 보인 부분에선 책이란 생각보단 영상을 먼저 떠오르게 한다.
자신이 경험한 학교와 가정교사의 일을 토대로 그린 '제인 에어'를 가장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을 통해 여전히 그들의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의 문학 토대가 된 이야기를 어떻게 나눴을까에 대한 상상도 해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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