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이란 말이 이제는 일상에서도 자주 들을 만큼 낯익은 용어로 자리 잡고 있지만 실제 정확하게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원리에 대한 최초의 원점으로 거슬로 올라가다 보면 이과 계통이 아닌 이상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이에 대한 학문의 원천적인 부분에서조차도 유명 학자들마저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조금은 위안이 되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라면 조금은 양자역학에 대해서 친근감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에서 갖다 붙이면서 거론되는 이 학문에 대해 저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만큼의 지식을 알려 주겠다고 밝힌 내용들은 우선 일차적으로 재밌다.
교양과학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전공분야에서 바라보면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친절한 풀이처럼 생각될 수도 있는데, 과학과 유머가 이렇게도 좋은 조화를 이룰 수도 있구나는 느끼며 읽었다.
무겁지만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가벼움에 치중해서 적은 글이 아니기에 적정 수준을 유지하며 글을 썼다는 것에 점수를 높게 주고 싶었고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간혹 등장하는 한 장면 안에 숨겨진 '양자'라는 핵심이론이 불학정성 원리와 관련되어 있으며 이런 연속적인 연결과정에서 일반인들이 사실은 이미 깊숙하게 양자역학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해 준다.
-자연의 법칙은 과학적 실재론이 낳은 가장 극단적인 결과물이다. 과학적 실재론에서는 우리와 독립적으로 실재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 실재가 따르는 일련의 수학적 법칙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주는 자신의 내적 완벽함에서 절대로 벗어나는 일 없이 칙칙폭폭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다. 과학자로서 우리의 목표는 이 거대한 기계를 지배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은 분명 강력한 개념이고, 이것이 수백 년 동안 물리학의 길을 인도해 왔다. 하지만 이 괴물 같은 개념에 시비를 걸어보자. - p.192
실제 몸담고 있는 시드니 공대 부교수로서 이 책에 담은 내용을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목적하에 쓴 글이란 점을 차지하고라도 양자물리학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할 수 있었다는 것 외에도 흥미로운 시선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게 만든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물리학, 수학이 연관된 양자물리학이란 학문의 세계, 그 양자역학이 앞으로 우리들의 미래에 어떤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삶의 척도를 일으킬지 정말 궁금해졌다.
귀에 와닿도록 들었던 중첩의 세계, 파동과 그 변화에 따라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의미를 더듬어 볼 수 있었던 기회이자 이렇게 재밌었다고?, 어디로 이야기가 흘러갈지 그 변화를 잡아가면서 읽는 즐거움도 컸던 책이라 저자가 안내하는 양자물리학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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