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계의 제왕답게 소재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느껴보면서 읽게 되는 작가, 스티븐 킹-
이번엔 본격적으로 본격 누아르 하드보일드 스릴러를 표방하며 쓴 작품인 '빌리 서머스'다.
전직 해병대 퇴역군인 출신으로 청부살인업을 하며 살던 윌리엄 서머스는 은퇴를 고민하던 중 일거래로 만나는 닉으로부터 거액의 제안을 받으며 청부일에 뛰어들게 된다.
그가 상대할 대상은 재판을 위해 법원에 등장하는 순간 바로 실행해야 하는 살인범을 죽여야 한다는 것, 단지 그가 법정 앞에 서는 시일이 언제인지 모르는 상태가 대기조처럼 기다려야 하기에 그는 풍경 속에 서서히 스며들기 위해 가짜 작가로 인근 장소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이웃과의 대면, 빌딩 안에서 작가처럼 글을 쓰는 삶, 그런 와중에 실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쓰던 글이 어느덧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과 겹쳐지게 되고 그는 닉의 계획에 모종의 어떤 위험이 있을 것이란 것을 육감적으로 느낀다.
그러던 중 임무를 완수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은둔 삶을 이어가던 차, 앨리스란 여자를 구해주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이들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한 편의 누아르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느낌을 만끽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각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각기 다른 고유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표현들, 여기에 이라크 참전에서 겪은 트라우마는 그가 성장하면서 쓴 글을 통해 독자들은 현실의 청부업자 빌리와 글 속에 윌리엄 서머스란 인물로 대변되는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읽어볼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프로적격수로서 나쁜 놈만 해치운다라는 목적으로 일하는 그가 앨리스가 당한 일을 갚아주는 장면은 통쾌하기 그지없고 그가 암막을 파헤쳐가면서 진실을 향해가는 여정 속에 앨리스가 함께 가는 모습이나 성장하는 모습들은 또 다른 인생의 진행을 엿보는 듯하게 다가온다.
작품 속에서는 이라크 파병 작전에서 전우들을 잃는 과정과 퇴역 후 일반인으로 돌아온 세계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던 이미지들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느끼는 부분에서는 아픔을 느낄 수 있으며, 인간말종으로 불리는 자들을 처단하는 장면을 통해 독자들은 죄를 지은 자가 어떻게 처벌을 당하는지를 시원한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는 장면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멍청한 빌리의 내면에 감춰진 영리한 빌리, 악한을 물리치지만 그 역시도 청부살인업자란 점에서 결코 깨끗한 인간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는 점, 끝까지 그의 이야기는 읽고 난 후에 후련함보다는 연민의 정이 더 컸다.
작품 속에서 팀 브라이언이란 작가가 소설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로 가는 길이라고 했듯이 빌리는 그 스스로 자신의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며 쓴 글들은 그에 대한 인간미에 대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그렇기에 소설이란 현실에서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던 바대로 쓸 수 있다는 점, 빌리가 그렇고 앨리스가 그랬듯이 나만의 인생 이야기 쓰기에 대한 기억과 응원을 보내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의 모든 것을 이룬 빌리 서머스, 빌리서머스 : 사라진 사나이의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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