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으로 봐서는 추리 스릴이라고 느꼈지만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해 다룬 내용을 장편소설이다.
가문 대대로 둘째 딸은 사랑과 결혼을 할 수 없다는 저주에 걸렸다는 소재는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29살이 되도록 이 저주를 믿는 에밀리아와 그 집안의 사정은 이것이 진짜라고 믿는다.
실제로도 몇 대가 흐르면서 이 사실은 사실처럼 여겨진 일들이 벌어졌으니 당연하게 받아들일 만도...
어느 날 이모할머니 포피의 제안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하게 된 에밀리아는 그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사랑이나 결혼에 대한 저주를 토대로 어느 것 하나 자주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보려 하지 않았던 자신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관철시켜 나가는 에밀리아란 인물과 이모할머니의 사연을 들려주는 형식은 사랑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냉전시대가 있었고 그 시대의 상황상 뜻대로 함께 할 수없었던 연인들의 이야기는 실제 기사에서도 읽었던 어느 연인의 사연이 떠올랐다.
반백의 머리로 변한 두 남녀의 긴 세월 동안의 기다림, 서로 다른 배우자를 맞이했고 그들과 사별한 후 기적적으로 해후한 그들의 눈물겨운 사연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매치된 기억은 작품 속에서의 안타까움으로 더욱 와닿았다.
사랑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그들이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지치지 않았던 것은 결국 사랑이 지닌 힘이란 것을 느끼게 한다.
그 어떤 방해물이 있었어도 위대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포피아의 아픈 현실로 인해 더욱 몰입감 있게 다가왔으며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저주에 맞서 자신의 운명에 맞선 에밀리아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비추어 아름답게 그려진다.
저주는 단지 저주일 뿐, 그것의 족쇄를 푸는 것 또한 인간의 의지임을 보임과 동시에 '사랑'은 역시 위대하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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