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하워드 윈 밑에서 일하는 서기 에이버리 킨은 윈이 병으로 갑작스럽게 혼수상태에 빠진 후 그가 자신을 법적 후견인으로 지명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의식이 없기 전 그가 간병인에게 남긴 메시지만 있을 뿐, 그 메시지마저 도통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 채 미국 정치권은 대법관의 처신을 두고 각자의 정치판도에 따른 변화 추이를 가늠하게 된다.
대체 무슨 이유로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던 상사가 자신을 지목했는지, 연이어 간병이 죽고 그녀 자신이 위험에 빠게 된다.
이어 그의 아들과 함께 하나둘씩 윈이 남긴 단서를 토대로 그가 무엇을 감춰왔고 밝히려 했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데 점차 엄청난 진실의 내막을 알게 된다.
그녀는 과연 자신의 신변에 대한 두려움과 안전을 위해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정치 스릴러답게 현재 관심을 끌 수 있는 유전자에 대한 실험과 이를 토대로 자신의 정치적 파워를 앞세워 외국기업과 자국 기업 간의 합병 저지와 그 내막에서 밝혀질 수 있는 치명적인 자신의 실수에 대한 공포를 막기 위한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가 숨 막히게 그려진다.
법과 정치라는 양대 산맥의 균형 잡힌 조화를 통해 국가의 안위와 안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전제는 서로 간의 신뢰다.
그런 신뢰의 바탕이 어느 한쪽으로 힘이 치우칠 때, 비밀첩보에 관련된 유전자 조작 실험에서 희망할 수 있는 안전한 제도의 방향이 어떤 방법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인명 피해와 실험, 군사와 정치권까지 넓힐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은 어떤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이 작품에서 보인 미국 정치권 내에서 부는 보이진 않는 힘 겨루기에 대한 서로의 감시와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국회와 대통령, 대법관 임명에 따른 저울이 어느 방향으로 이루어 가느냐에 따른 이익계산은 선과 악이란 이분법적인 형태의 모습이 아니라 그때그때에 따른 선택의 결정이란 사실을 앞세운 내용이라 한층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아들에겐 충실하지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의 행보와는 별개로 정의란 이름으로 그가 이루려 했던 그 모든 일들이 체스 판이란 공간에서 자신 또는 에이버리와 또 다른 비숍을 내세우며 진실에 다가가도록 치밀하게 짠 판도는 이 소설 전체를 하나의 체스 게임처럼 여겨지게 한 점도 흥미로웠다.
누군가는 스스로 희생양이 되어야 만 적진을 흔들 수 있다는 계획, 과학의 호기심으로 이룬 성과에 따른 인간의 야욕과 욕망이 맞물릴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그린 점 과 긴박하게 돌아가는 진행 속에서 미로의 퍼즐이 맞혀지면서 밝혀지는 과정이 저자가 실제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정치판의 모습을 쫄깃쫄깃한 긴장감으로 그려냈다.
치밀하게 계산된 구성에서 엿볼 수 있는 스릴과 뛰어난 기억력을 지닌 에이버리란 여성을 주축으로 사건해결을 풀어나가는 정치 법정 스릴러, 드라마로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하니 비교하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뒤편 역자의 말에 의하면 후속작이 출간되었다고 하는 만큼 기대가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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