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문호 작가 중 한 사람인 톨스토이, 그가 남긴 작품들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삶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죽음에 관한 철학적인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장편소설의 대가답게 작품 속에 투영된 당시 러시아 시대를 그린 내용들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엿볼 수 있으며 이 작품 속에 담긴 세 편의 단편에서도 여전함을 느낀다.
제목 그대로 이반 일리치라는 인물의 죽음을 다룬 내용은 법원과 법무성에서 일하며 나름대로 성공한 삶을 살아가지만 어느 날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상태가 나빠지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고인에 대한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의 자리를 두고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노골적인 모습들, 이해타산의 득실을 따지는 행동들이 죽은 당사자인 이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여간 서운한 감정이 들지 않았을까?
나름 성실하게 살아왔던 그가 죽음이 가까워지자 삶과 죽음에 대해 깨닫는 과정은 톨스토이가 추구하는 자신의 생각들이 작품 속에 흔연히 들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두 번째 작품인 '주인과 일꾼'에서도 주인 안드레이치와 일꾼 니키타가 눈길에서 방향을 잃고 죽어가는 상황이 닥쳤을 때 안드레이치가 보인 니키타를 향한 희생은 신분과 계급의 차이를 넘어선 진정한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평등한 이타심과 희생정신을 엿볼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마지막 '세 죽음'은 귀부인, 마부, 나무의 죽음을 다루면서 이 역시도 죽음을 둘러싼 이를 대하는 방식을 통해 남다른 긴 여운을 느낄 수가 있다.
세 작품 속에 깃든 죽음을 통해 저자가 일관되게 생각해 온 죽음에 대한 성찰들은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런 가운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인가?, 인간에게 가장 좋은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지를,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가 남긴 교훈은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소중한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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