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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7

 

 

 

-  테세우스는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전 세계를 항해했어요. 그동안 배 여기저기가 망가지고 뜯어져 배를 고쳐야 했어요. 몇 년이 지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원래 선체를 구성하던 목재는 모두 교체되고 없었어요. 이 경우에 테세우스의 배는 출발할 때와 같은 배일까요 아닐까요?”

 

 

“멍청한 질문이네요. 당연히 같은 배죠.”

 

 

“만약 배가 폭풍을 만나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완전히 새로운 배를 지어야 하면요. 그래도 여전히 같은 배인가요?”

 

 

“아니요. 그건 완전히 다른 경우죠. 배 전체를 다시 지었다면 테세우스 2호가 되겠죠. 후속작인 셈이니까.”

 

 

미키 당신이 바로 테세우스 배라고요.

 

 

 

 


구매해 놓고서 느긋한 마음으로 있다가 올해 개봉소식을 접하고 발동이 걸려 읽기 시작한 책, SF과학 소설에서 다루는 흔한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했다.

 

 

원본이 지닌 기억에 관한 업로드를 반복으로 거치면서 재탄생하는 존재인 미키, 그는 원본인가 아니면 복제인간의 또 다른 환생처럼 다른 미키란 존재인가?

 

 

새로운 항성 개발 프로젝트에 인간이 할 수 없는 일들을 담당하는 존재인 익스펜더블로 살아가는 미키가 자진해서 이 일을 하게 되면서 6 번째 죽음을 맞고 7로 다시 태어나 크레바스에 빠지면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 죽은 줄로 알고 다시 미키 8이 복제돼 자신의 방에 있는 그 상황이 점차 이 작품에서 벌어진 상황들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보인다.

 

 

간단한 일부터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존재인 익스펜더블 존재인 미키가 지닌 성향이 죽음에 대해 심각한 상황임에도 이런 분위기조차도 가벼운 느낌으로 그리되 결코 가볍지만은 않는 죽음이란 실체와 미키가 자각하고 생각하는 철학적인 면에서 바라보는 여건들은 죽음을 각오하지만 나름대로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들을 그렸다.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치러야만 하는 상황에서 여의치 않으면 다시 복제본으로서의 재생산 활동을 통해 다시 되풀이되는 일들이 도덕적인 문제부터 불멸의 인간이란 조건에 부합하는 미키의 존재가 과연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던진다.

 

 

상황 자체가 어둡지만 블랙유머로 보이는 설정이 봉준호 감독이 어떻게 그릴지 새삼 궁금해지는데,  감독이 그동안 영상에서 보인 내용들을 생각하면  이런 장르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의 업로드로만 나의 존재가 계속 부활하고 인정받는다면 나는 불멸의 존재인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나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미키가 내린 결정이 어쩌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 작품이다.

 

 

 

SF공상과학 속에 현재 지구가 안고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 식량문제, 거주문제에 이르기까지 가상의 세계를 그린 내용이지만 근 미래에 닥칠 수도 있는 경우의 수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없었던 소설이라 영상으로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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