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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남 타 출판사에서 절판된 책이라 소장시기를 놓쳤던 아쉬움을 이번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보니 감회가 새롭다. 빅토리아 '제인 오스틴'이라 불린 저자의 작품에 대해 이미 공포, 환상 시리즈에 작품이 출간된 것을 알고 있던 독자들에겐 이번 작품으로 더욱 가깝게 느낄 기회가 될 것 같다. 런던 이모 집에서 살던 마거릿이 사촌 이디스 결혼으로 인해 부모님이 살던 곳으로 오지만 국교회 목사인 아버지의 종교적인 회의에 따라 목사직을 접고 남부를 떠나 공업지대인 밀턴으로 정착한다. 남부의 전원적인 풍경과 소박한 삶에 젖던 마거릿은 아버지의 수제자로 공부를 하는 자수성가로 성공한 사업가 존 손턴과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으로 부딪친다. 남쪽에서의 전통적인 가치관에 주를 이루고 주어진 환경에 젖어 살아왔다면 북쪽 사람들이 보기엔.. 더보기
우주를 듣는 소년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사물의 소리를 듣게 된다면? 지구상의 모든 소리에 대한 감각기능이 뛰어나다는 이점도 있지만 그 이면 뒤엔 단점도 있기 마련, 여기에 사물의 소리를 듣게 된 소년 베니의 이야기는 시종 흥미진진하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그 여파의 영향은 소년에겐 아버지 장례 후 아버지의 목소리를 비롯해 모든 사물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베니는 이런 소리로 인해 고통을 겪지만 엄마 또한 남편의 죽음 이후 세상과의 단절로 인해 물건에 대한 집요한 강박관념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비밀은 비밀 아닌 듯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 베니가 보인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이상자로 보이고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되는 일들은 왕따까지 겪게 되면서 이 모든 시끄러움.. 더보기
맡겨진 소녀 1980년대 북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뭉클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경제적인 여건이 넉넉지 않고 많은 자녀를 둔 부부, 곧 출산을 앞둔 그들이 몇 달 동안 딸아이를 친척인 킨셀라 부부에게 맡기면서 이야기의 화자인 소녀의 시점으로 들려준다. 아이들 하나하나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는 가사에 치인 엄마와 가정일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아빠가 보인 보살핌(?)에 익숙한 소녀가 친척 킨셀라 부부에게 받은 정성스러운 보살핌은 또 다른 것이었다. 짧은 몇 달 동안 부부 집에 머물면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감정에 담아낸 문장으로 인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내용들은 킨셀라 부부의 마음 아픈 사연과 함께 세상의 가족이란 무엇인지, 여기에 소녀가 다른 환경에서 보고 느끼면서 자라는 성장이.. 더보기
피펏 쇼 처음엔 책의 분위기를 느껴 볼 생각으로 한 두 장 읽다가 그 자리에서 내리읽어버렸다. ​ ​ 추리소설을 한두 권 읽은 것도 아니고 나라마다 고유의 특색을 지닌 분위기가 있는 장르의 문학이 주는 특성상 대충 어느 부분부터 읽다 보면 감이란 것이 오고 그 감각을 동원하면서 나름대로 범인이 누군가에 초점을 두고 맞혀가는 시간을 즐기는 편인데 이 작품은 그 모든 것을 충족시킨다. ​ ​ 첫 부분부터 강렬하게 표현된 문장들은 이내 이 작품이 어떤 사연을 들려줄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일단 성공! 고대 마녀 사냥 화형식처럼 불을 질러 태워버리는 처형식 장면은 이후 연달아 비슷한 60대 후반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살인행각이 이뤄진다. ​ ​ 이때부터 등장하게 되는 주인공 워싱턴 포와 틸리의 조합은 기존 작.. 더보기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고전이라는 작품들, 꼭 읽어야 할 필수... 대 선정, 이런 식으로 발표되는 것들을 훑어불 때 어떤 책임감 내지는 다른 편에서는 굳이 읽어할 이유는 뭐지? 읽었다고 당장 도움이 되나? 하는 현실적인 생각들까지 여러 가지 면들이 떠오르게 된다. 고전이 당대엔 베스트셀러였고 지금까지 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부분들이 통용되고 받아들였단 사실에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다시 되새겨 보게 된다. 처음 저자가 기생충학과 교수란 타이틀로 방송에 출현했을 때 그런 학과도 있다고! 했던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번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 책에 담긴 고전 작품과 이 작품을 읽기 전과 후, 그리고 고전의 읽을 필요성에 대한 내용들이 시종 조곤조곤 들려주는 듯하게 다가왔다. 저자 자신이 늦은 나이에 고전을 접하면서.. 더보기
호모 히브리스 - 최초의 유럽인들이 17세기 남아프리카를 차지하기 전에 아프리카 외부에서 이곳에 이르는 유전자의 흔적이 오랫동안 있었다. 지구상에 살았던, 가장 오래된 인간의 개체군의 흔적 말이다. - p201 현재의 인류가 탄생하기까지 여러 과정의 발전을 거치면서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로 최종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은 관련 분야 책에서 다뤄온 바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인류의 발전사 과정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은 것에는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과정에서 사냥이나 이동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들과 조우하면서 등장하게 되었던 사실과 함께 호모 사피엔스에서 벗어나 책 제목인 호모 히브리스란 명칭을 붙인다. '히브리스'란 호모사피엔스가 이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데 이 뜻은 오만과 자신에 대한 맹목적 .. 더보기
이토록 굉장한 세계 지구상에 무수히 많은 생명체, 그중에는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들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들만의 삶을 영위하는 다양한 종들이 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저 놀랍다는 말밖엔 나오지 않는다. ⠀ ⠀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만의 생존을 터득하며 살아가는 종들, 개미의 페로몬을 이용한 메시지 전달 역할, 깡충거미의 시각이 인간과 어떻게 다른지, 그저 입만 크다고 생각한 메기의 신체가 지닌 비밀들은 또 어떠한가?' ⠀ ⠀ ⠀ 감각의 거품은 환경세계라 부를 수 있고 환경세계라는 것은 동물이 감지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의 일부인 지각적 세계라고 의미한다고 말한 저자는 냄새와 맛, 빛, 색깔 감각에 이르는 부분에 해당되는 부분 부분들이 모두 경이롭다. ⠀ ⠀ ⠀ 우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는 일,.. 더보기
경찰 살해자 북유럽 추리스릴러물의 원점이라고 불리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 1권부터 시작해 어느덧 9번째 작품으로 만나게 된 이번 작품 또한 주인공 마르틴 베크의 녹슬지 않은 수사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스웨덴 남단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여인의 실종사건,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모든 가정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그곳에서 그녀가 사라진 일은 국가범죄수사국 살인 수사과 책임자인 마르틴이 수사하게 된다. 그녀가 살고 있던 근방에 전 작품인 '로재나 사건'의 범인인 폴케 뱅트손이란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녀의 이혼한 전 남편인 베르틸 모르드가 주요 용의자 선상에 떠오르면서 이들을 심문하게 된다. 모든 정황상 이들 중 한 명이 죄를 저질렀을 확률에 대한 생각은 윗선의 빠른 사건해결과 동시에 자신들의 안위에 집착한 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