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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 런던에 가다 1권에 이은 이번 이야기는 런던 편- 자신의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드디어 시골을 벗어나 런던이란 도시에 입성한 후의 이야기라 들려주는 내용들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한적하고 작은 마을에서의 소소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 내용에 이어 런던은 화려하고 무대의 반경이 넓어졌다는 것과 여기에도 다양한 사람들과의 좌충우돌,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많아 지루함이 없다. 가정살림에 대한 걱정에 대한 찌질함이 배어있는 주인공의 행동이 엉뚱하게 터져버리는 유머로 인해 유쾌함을 주는 것도 여전하고 대도시라고 움츠리는 것이 아닌 활기차게 그녀의 예의주시로 바라본 날카로운 풍자성 글 또한 매력으로 넘친다. 여기엔 기혼여성으로서 책임감을 지니고 살아가는 아내, 엄마, 여자로서의 행보가 여성 운동가로서의 성숙된 모습으로 그려지는 과.. 더보기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나의 진실을 툭 터놓고 쓰는 일기, 그 누구도 알릴 필요도 없고 알리고 싶지도 않은 오로지 나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일기장을 누가 본다면?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닌 대중들이라면, 그런데 바로 이런 형식의 글을 통해 1930년대를 살았던 여인의 일기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이 작품은 표지부터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패브릭과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느낌, 여기에 유명 상표의 가방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과의 궁합은 책을 받아놓고 쓸어내려봤다. 음, 좋다~를 느낄 수 있는 책의 표지를 열면서 빨리 몰입하게 된 내용은 솔직하고 유쾌하기까지, 연대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우리들 모습처럼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전화, 자동차, 입주 하인을 둔 주인공이 정작 주인임에도 가정교사나 하인들에게 일을 시.. 더보기
왕국의 사료편찬관 -“나는 왕의 총애를 받은 적도 잃은 적도 많았다. 어느 경우든 대개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열다섯 살 때 콜레주 루아얄에서 장남 왕세자와 같은 학급에 배정되었다.” _ 9p 아프리카 모로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강들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의 박차를 가하던 시기, 15살의 한 소년이 아무런 연고와 이유도 모른 채 왕국의 왕세자와 함께 공부하는 동급생으로 선발돼 콜레주 루아얄에 들어간다. 미래의 왕으로 등극할 왕세자를 보필할 인재 양성이란 목표아래 공부를 하던 그 시절 프랑스로 건너가 공부를 하면서 정치와 거리를 둔 그는 조국에 돌아온 후 독립국이 된 선위 술탄의 왕정에서 교육부 장관실 기술 고문으로 일하게 된다. 몇 년 후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고 동기들이 요직에 오르면서 그 자신도 기대.. 더보기
뜨거운 피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한 이후 유산을 하나둘씩 팔아 이제는 거의 가진 것 없는 늙은이로 홀로 살아가는 실비오- 가까운 곳에 사는 사촌인 엘렌 부부는 자신의 자식인 딸 콜레트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 콜레트는 잉꼬부부의 대표인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동경하며 충실히 살 것을 생각한다. 2년의 세월이 흐르고 자식 낳고 잘 사는가 싶던 콜레트에게 남편 장이 다리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인지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콜레트는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살게 된다. 작가의 이력이 홀로코스트 당사자란 사실과 그녀의 사후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드라마틱한 부분도 그렇지만 자신의 삶의 여정을 그린 것처럼 생각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빗나간 소설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좁은 시골구석, .. 더보기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따뜻함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저자의 신간- 나도 그랬지라는 공감을 일으키는 글과 그림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단순한 글과 그림 속에 담긴 사소한 것들에 대해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캐치한 저자의 생각은 비단 어디 당사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적어도 한 군데 이상에서 비슷함을 독자들은 느낄 것 같다. 일부러 의식하지는 않지만 습관처럼 들르게 되는 편의점, 카탈로그 확인, 남의 집 화분확인, 꼭 살 것은 없지만 들어서 구경만이라도 해야 시원한 마음이 드는 무인양품 가게... 그중에서 가장 공감된 부분은 극장에서 영화를 본 후 마지막 앤르돌 확인과 해외여행 확인, 벚꽃 확인, 비 확인이다. 영화가 끝나면 대부분 관객들이 너도나도 서둘러 객석을 빠져나가는데 마지막까지 앉아서 올라오는.. 더보기
방주(方舟) 스포 절대 금지! 극한의 뇌 정지 미친 반전! 이란 띠지를 실감케 하는 작품에 공감~ 슈이치를 비롯한 대학 시절 동아리 친구들 7명은 그중 한 명인 유야의 안내로 산속 맨홀 같은 입구로 연결된 지하 건축물에 들어서게 된다. 음침한 폐허처럼 생긴 구조 상태는 마치 화물선을 연상시키는 3층으로 이뤄진 구조와 '방주'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마침 길을 잃은 3명의 가족들이 합께 합류하면서 하룻밤을 지낼 생각으로 모여든다. 하지만 천재지변인 지진이 일어나고 출입문에 바리케이드처럼 있던 바위가 문을 막게 되면서 여기를 빠져나가려면 누군가의 희생으로 남은 자들만이라도 탈출을 시켜야만 한다. 더군다나 3층엔 이미 물이 스며든 상태에서 점차 수위가 올라오는 중이고 이는 제한된 시간 내에 탈출을 하지 않으면 모두가 수몰된.. 더보기
아이리스 중남미 문학 중에서도 멕시코 문학, 그중에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아이리스'에 대한 첫 느낌은 한 소녀의 성장기이자 세 여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각기 다양한 삶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폴란드 마지막 왕조의 후손인 아버지, 멕시코 귀족 출신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아나와 소피아는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함과 동시에 아버지가 프랑스군으로 징집되면서 어머니와 함께 멕시코로 간다. 멕시코에서의 새로운 환경, 새로 알게 된 가족들, 이 모든 것들과 함께 내성적이면서도 순종적인 마리아나의 시선은 독자들에게 여러 상황들을 들려주는 듯한 글로 흐른다. 자신은 멕시코인이라고 하지만 멕시코인들에겐 프랑스 사람으로 비칠 뿐인 현실, 그 안에서 마리아나가 엄마로부터 받길 원하는 사랑에 대한 마음들이 .. 더보기
우크라이나에서 온 메시지 짧게 끝날 줄 알았던 푸틴의 전략이 어긋난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써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 대부분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세계의 지원이 있는 가운데 수많은 전쟁의 피해양상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자국의 각 상황들은 물론 이에 미치는 경제적인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쟁 초기만 해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고 세계 3차 대전으로까지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담겨 있는 정치적인 행보는 비단 이들에게만 한정된 문제만은 아니란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해 주고 있다. ​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문은 자국의 고유의 역사와 지킨다는 것에 대한 가치와 전쟁에 대한 실상을 피력한 글들은 절실하고 강한 의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