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경기호황과 풍요, 그리고 빈곤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시대를 배경으로 그린 것으로 작가에게 두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50이 넘도록 램브 컴퍼니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아버지 버질 애담스는 집에서 요양 중 부인으로부터 자신들의 삶보다는 자식들의 앞 날을 위해서 직장을 떠나 새로운 사업(풀 공장)을 할 것을 듣는다. (사실은 거의 따발총 수준...)
이에 굴하지 않는 가운데 22살 딸 앨리스는 그런 아버지를 위로하면서도 파티에 초대를 받아도 입고 갈 옷이 같은 부유층 친구들에 비해 초라한 것은 물론 춤을 출 상대가 나타나지 않자 전전긍긍, 이 사태를 자연스럽게 넘어갈 요량으로 먼저 대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아들 월터는 사교층 사교게에 대한 거부 반응과 자신을 고용한 사람들 및 주변인들을 냉동 인간이란 말로 적대시 한다.
이 가족을 대표로 하여 그린 이 작품 속 내용은 자신들과는 반대인 부유함의 상징인 다른 계급으로의 상승을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현실을 그린다.
파티에서 만난 아서 러셀을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앨리스의 모습은 아빠에겐 위로를 건네는 다정한 딸이자 엄마의 푸념을 들어주는 딸이지만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의 남성을 상상하는 모습을 통해 같이 성장한 부유한 친구들과 동등한 자격을 이루길 희망한다.
월터 또한 현실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 반항적인 젊은이지만 그 또한 돈 앞에서 물질만능이 주는 유혹 앞에서는 가족들과 동일시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가족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이유 중 하나인 현재 위치에서 벗어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엄마와 딸, 그리고 아내의 조언이자 요구를 들어주기엔 많은 것들(윤리적인 양심)이 장애물로 고민하는 아버지가 있다.
그런 가운데 주인공 앨리스는 참 많은 것들을 표현하는 여성의 대표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 앞에서 보인 행동의 거짓이 쌓이고 쌓이면서 결국엔 그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과정이나 순간순간적으로 임기응변식으로 현장을 무마하려는 모습에선 어떤 연극적인 배우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남들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걱정이 실은 타인들은 그 자신에 대해 그만큼 알지도 못할뿐더러 알 필요도 없었다는 자각을 깨우치는 과정은 가정의 안정을 돕기 위해 자발적 직업을 갖기 위해 나서는 모습으로 연결되는 점에 이르러 당 시대의 여성으로서 하기 힘든 결정임을 엿볼 수 있다.
전체적인 주제는 무겁지만 읽는 내내 부부간의 설전이 오가는 부부싸움의 대화장면이나 아서 러셀을 초대하고 서로가 땀으로 범벅이 된 분위기는 시트콤처럼 웃기면서도 왜 이리 짠한지...
당 시대의 물질만능주의와 풍요가 불러온 신분상승에 대한 기대, 여기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솔직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새로운 출발을 다지는 앨리스의 모습이 열린 결말처럼 그려진 점도 좋았다.
특히 가장 원색적이면서도 적나라할 수 있는 '돈'에 관련된 부분들은 자식을 위해 부모로서 가진 괴리감과 이에 결국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을 그린 아버지 버질의 모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지닌 생각들은 현대에 들어서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영 리치'란 용어로 대변되는 부유층들의 세습적인 모습의 대물림, 노력에 비해 그만큼의 성과를 느낄 수 없는 현실에서 오는 생각들이 젊은이들의 초상처럼 그려진 점, 이에 앨리스란 인물이 보인 자발적 발걸음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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