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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

핫 밀크 2016년도 맨 부커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작품 '핫 밀크'- 그리스인 아버지와 영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소피아는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지만 엄마의 원인 모를 다리 지병으로 인해 박사과정 학업을 포기한 채 커피점 웨이트리스로 살아가는 25실 여성이다. 전적으로 엄마의 간호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는 스페인으로 엄마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가게 되고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별반 다를 것 없는 엄마의 모든 비위를 맞추며 생활한다. 가족 중 한 사람의 건강이상, 그것도 오로지 자식 하나인 자신의 몫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실정인 소피아의 일상생활을 통해 그린 이 작품은 가족관계의 모순과 갈등, 여기에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성장과정과 그 이후 독립된 자아로서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 전.. 더보기
육교 시네마 다양한 장르의 시도를 통해 소설의 맛을 그리는 작가 온다리쿠의 작품집이다. 7년여에 걸쳐 쓴 총 18편이 수록된 단편들은 책 제목인 '육교 시네마'를 비롯해서 소재 발굴과 그 안에 담아낸 내용들이 추리 미스터리를 비롯해 호러, 오마주, 판타지, 청춘소설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색깔을 녹여냈다. 첫 번째 작품인 '철길 옆집'같은 경우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연상하면서 작가만의 상상력을 사회적인 현상(무단점유)에 대한 글로 다룬 경우나, SF로서의 미래의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리모트 리얼이란 순간이동을 통해 잃어버린 물건의 실체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이 이야기, 환상, 호러로써 만날 수 있는 아마릴리스 작품, '에피타프 도쿄' 프리퀄로 다가온 '나쁜 놈', 패밀리로 이어진 학생들의 학교와 학생 이야기를 .. 더보기
네가 사라진 날 -때론 보이는 것이 진실보다 중요한 법이다. 재정 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사이먼, 의사인 아내 잉그리드, 그리고 세 아이들을 둔 전형적인 그들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단, 첫째 딸 페이지가 마약중독으로 11년 연상의 에런이란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 그들의 걱정인 페이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던 사이먼은 공원에서 딸을 발견하고 뒤를 쫓지만 에런의 등장으로 서로 다투는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딸의 행방조차 묘연해진다. 그러던 차, 에런이 죽은 채로 발견되고 페이지는 없어졌으며 용의자로 주목받게 된 사이먼은 다시 딸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다. 근방의 마약딜러들을 중심으로 차츰 사건의 진상으로 다가서게 된 사이먼, 그는 생각지도 못한 진실에 부딪치게 되는데... 개인 총기 소유가 허용되.. 더보기
아키라와 아키라 샐러리맨의 밀착형 애환을 닮은 소설을 통해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저자의 신작, 일본 출간 당시 드라마와 영화로 인기를 끈 작품으로 이번 내용 또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세 사업자인 아빠의 도산으로 인해 엄마의 고향으로 전학 가게 된 야먀자키 아키라, 할아버지가 일군 해운업체 사업을 물려받은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가이도 아키라- 이름은 같지만 서로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의 인생을 통해 197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일본의 경제상황과 전 세계적인 오일쇼크, 거품경제로 인해 이들의 인생에 닥친 위기를 그려나간 이야기는 서로가 지닌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길을 걷은 과정에서 만나게 되면서 흥미롭게 진행된다. 아버지의 사업도산으로 인한 가정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은행.. 더보기
거의 평범한 가족 - 우리는 그야말로 평범한 가족이었다. 평범함. 타인의 눈에 비친 별다를 것 없는 가정의 모습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저울이 한쪽으로 치우친 채 위태위태하고 버티고 나아간다는 뜻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설령 가족이란 이름으로 독립된 개체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바라보며 자신들의 뜻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연을 끊지 못한다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여실을 보인 작품, 막상 읽고 난 후엔 추리 스릴 외에도 왠지 시원함을 느낄 수 없는 생각이 들었다. 독실한 기독교 목사인 아담, 변호사인 올리카, 그들의 딸인 스텔라로 이뤄진 가족이 겪는 사건을 통해 가족에 대한 의미와 부침을 그린 이 작품은 세 사람의 시선을 통해 각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해 옮기는 심리와 그 과정을 그린다. 한 생명의 탄생을 통해 부.. 더보기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SF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작가 대표로서 알려진 옥타비아 버틀러- 그녀의 전작인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에 이은 시리즈 완결판인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로 마무리 지은 이 시리즈, 일명 '우화'시리즈라고 불려도 무방할 것 같다. 전작에서 초공감증후군을 지닌 주인공 로런 오야 올라미나가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이후의 일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2032년 자신이 창시한 새로운 신앙인 '지구종'을 토대로 새로운 삶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그녀가 찾은 이 종교의 교리(?)라고 해야 할까? 그녀가 찾은 것은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세상에 변치 않은 진리는 오직 변화뿐이란 사실을 믿으며 평화로운 공동체로서의 출발을 시작하고 여기엔 사회적으로 배척당한 비주류 집단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더보기
엘레나는 알고 있다. 현재 파킨슨 병을 않고 있는 엘레나, 그런 그녀에게 하나뿐인 딸 리타가 그토록 싫어하는 비 오는 날 성당 종탑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딸의 죽음이 자살로 판명되지만 그녀는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 가운데 딸의 죽음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거동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빚'을 받으러 이사벨을 찾아 나선다. 소설은 미지의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한 엄마의 기나긴 하루의 여정을 통해 추리 미스터리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끌지만 막상 전체적으로 읽은 후의 느낌은 휴.... 점차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협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체적 조건, 오른발을 들어 올리고 왼발을 옮겨놓기까지, 침을 흘리며 시간에 맞춰 자신의 생각대로 도움을 줄 약을 먹는 삶, 누구보다 엄마란 자리에서 딸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더보기
하얀 마물의 탑 전작인 [검은 얼굴의 여우]에 이은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2016년도에 읽었던 전 작에 대한 기억이 이번 작품 안에서도 초반부터 비치지만 그렇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는 독립된 이야기로 시대적 배경도 태평양 전쟁 직후다. 저자의 특징인 호러와 추리를 겸비한 분위기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주인공 하야타가 탄광에서의 일 이후 이번에 도전한 직업은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다. 패전 이후 만주 건국대학에 들어갔지만 현실은 그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조국에 대한 현실에 환멸을 느꼈고 학교를 나온 이후 그는 여러 일을 전전하다 바닷가 마을의 등대지기로 발령이 나면서 벌어지는 일이 흐른다. 거친 파도와 앞이 보이지 않는 뿌연 안개, 여기에 등대가 세워진 장소도 가기도 험난하고 이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