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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수 없이 웃긴 철학책 철학이 주는 위압감은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가 아닌 이상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번에 접한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말끔히 씻겨줬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철학적인 물음과 그 대답을 다양한 관점, 아이들의 시선, 보모의 시선을 통해 두루두루 접할 수 있다는 데서 실생활에서 느낀 일들을 보다 새롭게 시도한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철학은 '왜?'로 시작해 그런 타당한 이유 부분조차도 '왜?'라고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만의 생각들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들이 나누는 주제들은 도덕에 관한 질문부터 시작해 정체성, 인종, 권리, 복수, 처벌, 권위와 젠더, 그리고 진실, 신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주제임.. 더보기
폭탄(爆弾) 말 그대로 폭탄급 작품을 접했다. 매 작품마다 시사성 있는 내용을 통해 추리미스터리물의 남다른 지향을 시도하고 있는 저자의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감은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49세의 밤톨머리, 퉁퉁한 몸, 늘어진 볼에 배가 튀어나온 스즈키라는 남자, 주류 판매점에서 사고를 일으키면서 경찰서에 들어오게 되는데,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10시에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곧 실제 폭발이 일어나고 스즈키는 지금부터 총 3회, 이후 한 시간 후에 다시 폭발이 일어날 것이란 말로 형사들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후 경시청 수사 1과 특수범죄 수사과 기요미사와 루이케가 투입되고 본격적인 취조가 시작되며 실실 웃는 모습과 아홉 개의 퀴즈를 통해 폭탄이 숨겨져 있는 장소를 맞춰.. 더보기
하야부사 소방단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통한 추리 미스터리물을 쓰는 작가, 이케이도 준의 작품은 이번엔 도시와 떨어진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가인 미마 다로는 취재차 들른 아버지 고향인 하야부사의 매력에 빠져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이사를 온다.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렇듯 서로가 친밀하게 정을 나누는 곳이라 그 또한 마을 자치회에 참석했다가 마을 사람들 권유로 마을 소방단에 가입하게 된다. 소방서가 거리가 멀기에 마을 자치 자경단 개념처럼 만든 소방단은 마을에 봉사활동을 비롯해 소방 활동을 겸한다. 유비무환으로 만들어진 소방단, 그렇지만 마을에 연쇄방화가 일어나고 마을 청년의 주검은 살인인지 사고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연쇄방화와 살인사건은 다로가 사건 .. 더보기
항구의 니쿠코짱! 표지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느낌, 두 사람이 다정히 앉아 등대가 보인 곳에서 바다를 품어 안듯 바라보는 그림이 정겹게 느껴진다. 뚱뚱해서 니쿠코라 불리는 엄마, 실제 이름은 기쿠코지만 이름인들 무슨 상관이랴~ 순박한 성정이 오히려 때 묻은 사람들 때문에 바보처럼 여겨지는 단점이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착하다는 심성은 딸인 기쿠코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품을 이용해 엄마 주위에 맴도는 남자들은 멀쩡한 사람은 없고 오히려 남자들의 빚을 갚아나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이해를 못 할 때가 있다. 자신과는 다르다고, 그저 먹는 것 좋아해서 뚱뚱한 모습을 지닌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는 딸의 입장은 마치 홀쭉이와 뚱뚱이처럼 상대적이지만 어느새 그녀들이 항구 마을에 이사하고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 평범함의 일상이.. 더보기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책방 대표로 알려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었던 저자의 신작이 나왔다. 그간 '최초'란 수식어가 앞에 붙을 만큼 남다른 일을 성취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엔 무엇이 다를까? 살아가면서 무수히 부딪치는 난관, 내가 생각하던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았을 때의 혼란들을 겪어본 이들이라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부분들이 많은데 30여 년간 일터에서 그 스스로 자기다움을 지킨 질문들과 생각들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 '태도가 경쟁력이다.' 과거 한 직장에서 퇴직할 때까지 몸담고 일한다는 것은 요즘엔 쉬운 일이 아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스템 체제 속에서 낙오될 수 없다는 마음가짐들은 저자가 겪은 경험이나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담아듣는 것은 실제 경험해 본 일을 토대로 한.. 더보기
빚 갚는 기술 프랑스 문학에서 오노레 발자크의 작품을 접해본 독자라면 이 작품의 제목으로 인해 좀 의외로 다가설 수 있을 듯싶다. 마치 경제 실용서처럼 보이지만 소설인 이 작품은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이자 고전문학의 대가로서 국내 처음으로 접하게 된 작품으로 돈을 갚지 않고도 채권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법을 다룬 내용이다. 저자 자신이 빚을 갚기 위해 글 쓰는 노동자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상황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그의 삼촌의 이야기를 소설로 들려줌으로써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상황을 피해 갈 수 있는 노하우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아무튼 필요에 의해 빚을 지고 허덕이는 자들에겐 하나의 정보라고도할 수 있는 지침이 허를 찌른다. 발자크 자신 또한 취향대로 살아가다 보니 채권자들에게 빚이 쌓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 더보기
낭패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낭패'- 보통 생각지도 못한 순간을 당했을 때 '낭패'를 당했다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 작품이 의미하는 바가 잘 맞는단 생각이 든다. 어린 나이에 아비의 손에 이끌려 상단 노비로 살아온 재겸이 대행수인 길평에 의해 자신이 모시던 상단 단주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자 의형제인 사조와 함께 도망친다. 억울한 자신의 처지를 밝히기 위해 10여 년을 전국에 돌아다니며 길평을 찾아 헤매면서 투전에 발을 들이고 그 안에서 특출한 재능인 사람의 안면에 드러난 인상과 변화의 움직임을 통해 상대방의 의중을 알아채는 것을 통해 허를 찌른다. 이런 그의 능력을 눈여겨보던 정약용의 추천으로 정조 앞으로 나가게 된 재겸은 정조의 비밀 편지를 전하는 '팽례'로서 벽파의 우두머리인 심지환.. 더보기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링컨 바르도]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조지 손더스는 단편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장편소설을 통해 상을 수상했을 때 단, 장편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작품의 세계를 구축한 저자로서의 기억이 남아있고 이 책은 그가 몸담고 있는 시큐러스 대학에서 소수(6명)의 젊은 작가를 선별해 수업을 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일단 소제목이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이다. 작가로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선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인데, 일말 작가들 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무엇을 놓치고 읽었는지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러시아 대 문호인 안톤 체호프, 레프 톨스토이, 니콜라이 고골, 투르레네프의 단편을 통해 다룬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읽은 후 한문단 내지 두 문단을 끊어서 해부를.. 더보기